서울­대전등 주요도시/산성비­눈에 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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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기오염 기준치의 2∼6배/인체에 유해… 쇠·콘크리트 부식시키기도/환경처 「작년 오염현황」 발표
1월중 서울 구로동의 아황산가스 농도가 52년 런던스모그 당시 오염도의 절반수준까지 치솟았으며 이같이 심해지는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지난 한해내내 전국 주요도시에 기준치의 2∼6배에 이르는 강산성비와 눈이 내린 사실이 밝혀져 환경관리에 위험경보가 울리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15일 환경처가 밝힌 「90년 대기오염현황」에서 드러났다.
◇산성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부산·광주·대전 등 전국 주요도시에는 1년내내 대기오염으로 인한 산성비 및 산성눈이 내렸다.
서울지역에 내린 비·눈의 수소이온농도(PH)는 기준치(PH 5.6)보다 산성이 6배나 강한 연평균 PH 5.0을 기록,전국에서 가장 높은 산성도를 나타냈으며 ▲부산 5.2 ▲대전 5.4 ▲광주 5.5로 전부 산성비였던 것으로 판명됐다. 울산과 대구만은 5.6,5.7로 간신히 정상을 유지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산성비 농도가 해마다 높아져 올림픽이 열렸던 88년에는 PH 5.7의 정상비가 내렸던 것이 89년에는 5.6,지난해에는 5.0으로 급속히 악화되고 있으며 광주와 대전도 89년 정상비였다가 90년에는 산성비로 변했다.<도표 참조>
또 부산의 경우는 88년이후 3년간 계속 정상비보다 산성도가 4배 높은 PH 5.2의 강산성비가 내리는등 84년이후 7년간 계속 산성비·눈이 내렸다.
산성비는 연료·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아황산가스와 질소산화물이 비에 녹아든 것으로 인체·산림·호수피해와 토양오염을 초래할뿐 아니라 쇠와 콘크리트 부식까지 일으켜 「죽음의 비」로 불린다. 산성 농도는 PH 1이 낮아지면 10배가 강해진다.
◇대기오염=환경처에 따르면 1월중 서울 구로동의 아황산가스 농도가 하루 0.37PPM을 기록,대기오염 자동측정이 시작된 88년 5월이후 가장 나쁜 상태를 보였다.
이는 하루 기준치(0.15PPM)를 두배이상 초과한 농도며 5일간 2천여명의 사망자를 낸 런던스모그사건때의 아황산가스 평균농도 0.75PPM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서울 구로·쌍문·성수·길음동의 악화된 오염상황은 런던사건때와 마찬가지로 겨울철 분지지역 특유의 기온 역전현상에 따른 공기정체에 기인한 것이어서 대기오염 재해의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환경처의 1월중 오염측정 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20개 측정지점 모두 아황산가스 농도가 기준치(0.05PPM)를 넘어섰고 대구·부산·춘천·원주·충주·대전·안양·수원·부천·인천·과천시도 평균치가 기준을 넘었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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