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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시인」 박노해씨 검거/안기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비밀인쇄소도 급습 네명 잡아/사노맹 결성 혐의 6명 영장
안기부는 12일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핵심인물로 수배중이던 「얼굴없는 노동자 시인」 박노해씨(33·본명 박기평)를 검거,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관계기사 21면>
박씨는 10일 오후 5시30분쯤 사노맹 유인물 살포용으로 사용돼온 서울8노 1877호 1t트럭을 타고 서울 둔촌동 보훈병원앞을 지나다 안기부 수사관들에게 목격돼 운전기사겸 경호원 최성철씨(24)와 함께 검거됐다.
안기부는 박씨가 검거당시 앞유리창을 발로 차 깨뜨린뒤 사노맹 조직보위 10대 수칙대로 『나는 박노해다』『박노해가 잡혀간다』고 소리치며 저항했다고 밝혔다.
안기부는 박씨가 89년 11월 수배중인 백태웅씨(28·일명 이정로·전서울대총학생회장·사노맹 총책)등과 함께 무장봉기를 통해 사회주의혁명을 기도할 목적으로 사노맹을 결성,중앙위원으로 일하며 「노동해방문학」에 노동해방투쟁을 선동하는 내용의 시·평론 등을 11차례에 걸쳐 게재해온 혐의라고 밝혔다.
안기부 조사결과 박씨는 사노맹에 대한 안기부 본격 수사가 착수된 지난해 9월부터 서울·지방을 전전하며 사노맹 지하조직 관리를 계속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안기부는 박씨를 상대로 도피행적,사노맹 조직정비 상황,은신처 제공자 등에 대한 조사와 함께 수배중인 사노맹 총책 백씨의 행적에 대해서도 집중수사를 벌이고 있다.
안기부는 이와 함께 10일 오후 서울 가락동소재 사노맹 비밀지하인쇄소를 급습,유인물을 제작중이던 양동만(21)·이영자(27·여)·이중섭(25·여)·정주용(25)씨 등 4명을 검거하고 이들과 박씨의 경호원 최씨등 5명도 국가보안법위반(반국가단체 가입)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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