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후 알 수 있는 효소(LPL)환자 몸서 세계 첫 추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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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암의 조기진단 및 진행속도와 생존율 등 예 후를 판단하는데 결정적 지표가 되는 것으로 알려진 LPL(지단백질 지방분해 효소)이 국내 의학자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암 환자에게서 추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의학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려병원의 한원곤 박사(외과)는『지난 89년부터 미국 3대 암 센터 중 하나인 뉴욕의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연구해 오던 중 지난해 10월 암 환자의 장간 막과 피하조직암세포에서 LPL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한 박사에 따르면 LPL은 지금까지 비만증 환자에게서는 추출이 가능했으나 암 환자에게서는 정량적으로 추출이 불가능했다는 것.
한 박사는『이 결과가 암 외과 학의 세계적 권위자이며 이 암센터 연구책임자인 브레넌 박사의 인정을 받아 5월16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미국 암 학회에서 정식 보고할 것』이라고 했다.
LPL은 화학반응을 촉매 하는 가수분해 효소 중 하나로 모세혈관의 내피 세포 표면이나 근육 및 지방조직의 혈관 벽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LPL은 지방 단백질과 트리아실글리세롤을 분해시키는데 결핍되면 지방 단백혈증을 일으킨다.
이 효소는 암 환자가 암이 악화돼 체중이 줄어드는 속도에 따라 급속 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악액질(거의 뼈와 피부만 남은 상태)에서는 검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암 환자에게서는 LPL수치의 변화에 따라 암 진행의 가능성과 속도·생존율 등을 판단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
LPL이 비만증 환자에게서는 쉽게 추출되나 암 환자에게서 추출이 불가능했던 것은 이 효소가 암 세포 조직 내에서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로 변하기 때문.
따라서 이제까지는 혈액 항 응고 제인 헤파린을 처리해 추출할 수는 있었으나 이 방법으로 추출된 LPL은 수치가 비 정량적으로 증가하기도 하고 감소하기도 해 실제로 이용할 수 없었다.
한 박사는『암 환자의 암세포 조직을 섭씨 영하 80도 정도로 냉동시킨 뒤 29정도를 떼 내 올레익 산으로 변화시킨 뒤 여기에서 추출하는 특수한 방법을 사용해 정량적으로 추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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