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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타민] 공항 사설 장기주차 … "차가 분해됐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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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해외여행 중 공항에 차를 장기 주차해 주는 서비스를 이용하신 분이 많죠. 출국하기 전 키를 넘겨만 주면 입국한 뒤 바로 공항에서 자기 차를 찾을 수 있어 편리하기 때문이지요. 이런 주차대행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이 늘다 보니 무허가 사설업체들이 수십 개나 생겨났습니다.

사설업체들은 정상가보다 요금이 20~30% 싸다고 유혹하지만 허술한 관리로 문제가 많지요. 공항 내 주차장이 아니라 공항에서 떨어진 곳에 이용객의 차를 함부로 세워놓습니다. 주차 중 차량 일부분이 손상되거나 보관 물건이 도난당하더라도 보상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입니다.

15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의해 적발된 차량 절도단은 이 같은 사설업체들만을 노렸습니다. 차량절도 전과가 있는 김모(36)씨는 2002년 사설업체에서 일했지요. 이때 사설업체에 보관된 차를 훔치기 쉽다는 것을 알게 됐답니다.

사설업체는 이용객이 맡긴 차를 한 직원이 공항 근처에 잠시 두면, 다른 직원이 이 차를 다시 사설 주차장으로 운전해 갑니다. 이 과정에서 차 키를 바퀴 위에 올려놓기 때문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면 언제라도 차를 몰고 달아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주차 보관소를 지키는 사람이 별로 없어 차 훔치기가 어렵지 않지요.

이런 방법으로 김씨는 8월부터 최근까지 사설업체에서 차 18대를 훔쳤습니다. 훔친 차 중 3대는 이라크.이집트 등 중동 국가에 수출하기 위해 경기도의 한 폐차장에서 번호판을 떼고 차체를 부분별로 분해한 상태였습니다. 또 다른 5대는 차대번호(차대에 새겨넣은 고유번호)를 갈아 교도소 재소자 직업교육용으로 납품하기도 했답니다.

경찰은 김씨와 김씨가 훔친 차량을 판매한 남모(47).오모(35)씨 등 3명을 구속했습니다. 도난 차량을 중동에 수출하려 한 이라크인 P(40) 등 9명을 불구속했지요.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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