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장애인 권리보호' 협약 첫 채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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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유엔이 처음으로 장애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 협약을 내놨다. 유엔 총회는 13일 전체 192개 회원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어 장애인의 권리 보호와 차별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총회 의장인 하야 라시드 알할리파 바레인 대사는 협약 채택을 발표하면서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은 시민적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데 대한 국제적인 합의를 이뤘다"고 선언했다. 장애인은 전 세계적으로 6억5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협약은 회원국 정부가 신체적 장애는 물론 정신적 장애를 이유로도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고, 장애인을 차별해온 기존 법률을 폐기토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부가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뜨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장애인들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도 명시했다. 장애를 가진 신생아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장애 아동이 자신의 의지에 반해 부모와 떨어져 지낼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마크 맬럭 브라운 유엔 사무부총장은 "장애인은 서류상으론 비장애인과 똑같은 권리를 가졌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주변인 취급을 당했으며 동등한 기회를 누리지 못해왔다"고 협약 채택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협약은 20개 회원국이 비준한 뒤 30일이 지나면 효력을 발생하며, 발효 시점은 2008년 또는 2009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회는 2001년 위원회를 구성해 전 세계 수백 개의 장애인 단체, 전문가들과 협의해 협약 문안을 작성해 왔다. 로이터통신은 "국제법 역사상 가장 빠르게 협의를 이뤄낸 낸 협약"이라고 평가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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