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체 부설학교 “유명무실”/지원자 줄고 중도탈락 25%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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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비스업에 몰리고 정규코스 선호
기업들이 산업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산업체부설학교와 야간특별학급이 존폐의 기로에 놓여있다.
20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90년부터 줄기 시작한 산업체부설학교와 특별학급지원자 <그림참조>가 올해는 지난해의 60∼80%정도로 더욱 줄었다.
이에 따라 이들 청소년노동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면방·화섬업체와 서울 구로공단지역등의 봉제·전자업체는 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가급적 자녀들을 고교까지 보내려 들고 있으며 일하면서 공부한다는 면학·근로의식이 약해진데다 대도시주변에서는 서비스업쪽으로 인력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여실(한일합섬부설)과 경방의실(경방부설)은 지난해부터 학교이름을 한일여고와 경방여고로 바꾸고 교과과정을 실업계에서 인문계로 바꿨으나 올해의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10%정도 줄었다. 방림여상(방림방적부설·정원 6백명)도 지원자가 지난해의 3백명에서 2백70명으로 줄었다.
신입생이 없자 전북 군산의 경암여상(세풍합판부설)이 지난달 폐교신청을 냈으며 90년에도 신입생을 뽑지 못한 대전의 혜천여중등 6개 학교도 폐교가 불가피하리란 전망이다.
관내업체에서 지원자를 받아 경인지역 14개교에 교육을 의뢰하고 있는 서울 구로공단의 경우도 최근 마감한 91학년도 지원자가 67개 업체에서 6백69명으로 90학년도(94개 업체 1천45명)에 비해 36%나 줄었다.
구로공단내 봉제업체인 세계물산 관계자는 『지난해말 지방중학교를 돌면서 학생들을 모았으나 89년말 1백20명의 25%인 30명을 받아들이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중도에서 포기하고 다른 직종으로 빠져나가는 경우도 많다. 구로공단본부가 지난해 9월말 조사한 특별학급학생들의 중도탈락률은 25.3%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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