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북에 "경제통상위원회 재개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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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러시아가 북한에 6년 동안 중단됐던 양국 정부 간 경제통상위원회를 내년 3월 재개할 것을 제안했다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내 대표적 북한통인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환경기술원자력감독처장(전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이 공동 대표로 있는 북.러 경제통상위원회의 러시아 측 대표단은 이날 자체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제안을 내놨다.

위원회는 2000년 10월 북한 평양에서 개최된 뒤 지금까지 중단됐다. 러시아의 이 같은 제안은 북한의 핵 개발 노력에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이 러시아에 더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러시아는 재개될 위원회에서 ▶러시아의 북한 노동력 이용 확대 방안 ▶러시아 잉여 전력의 북한 수출 문제 ▶러시아산 원유의 북한 내 가공 방안 ▶양국 철도 연결 사업 등을 논의하고 관련 협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위원회에서는 또 북한의 대러 채무상환 문제도 논의될 예정이다. 풀리코프스키 처장은 지난달 북한의 대러 채무가 약 80억 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러.북 교역액은 2억4000만 달러였으며, 올해 9개월 동안의 교역액은 1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풀리코프스키 처장은 2001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용해 모스크바를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수행하고,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여러 번 평양을 다녀온 북한통이다. 그는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 러시아 측 위원장도 맡고 있다. 러.북 경제통상위원회 북측 대표는 무역상 임경만이 맡고 있다.

러.북 경제협력은 최근 들어 한층 활성화되고 있다. 러시아 국경도시 핫산과 북한 나진을 잇는 55㎞ 구간 철도의 보수공사가 러시아 자본 투자로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극동지역의 잉여 전력을 북한 청진 지역으로 공급하기 위한 협상도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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