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 화가 고 이승조씨 회고전|7일부터 28일까지 호암갤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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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난해 7월 타계한 화가 이승조씨(l941∼90)의 대규모 회고전이 7일부터 28일까지 호암갤러리에서 열린다.
이 전시회에는 이씨의 60년대 초기작으로부터 타계하기 직전까지의 작품가운데 대표작 70여점이 선정돼 한자리에 내걸린다.
이씨는 「파이프의 작가」로 널리 알려져 왔다. 20여년 동안 줄곧 물체의 착시성을 표현한 파이프(원통)만을 그려온 독특한 화가다.
그는 파이프 조형의 다양한 좌우대칭적 변주를 통해 우리 화단에 탈회학적인 기하학적 추상의 세계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그의 작품에는 독특한 긴장감과 역동감이 담겨, 현대적 정서를 여운처럼 전한다.
이씨는 홍익대와 동대학원을 나와 63년 오리진 그룹의 창립멤버로, 그리고 아방가르드 그룹 등을 통해 기하학적 추상 작업에 앞장서 왔다.
이씨는 67년 평면적인 구성의 추상에서 벗어나 보다 입체적인 화면으로 변신, 파이프를 주제로 한 『핵』 시리즈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같은 작업으로 국전에서 68, 70년 연거푸 문공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69, 71년엔 특선을 차지했다.
그가 추구해온 것은 어떤 구체적인 대상의 이미지나 현실이 아니라 회화의 기본언어인 선과 형태의 앙상블을 통한 절대조형의 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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