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탄두 72개 장착 가능 미·일 간 군사동맹 견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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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최신형 전략 핵잠수함 2척을 건조, 남중국해에서 시험 운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밀착하고 있는 미.일 간 군사동맹을 견제하고, 동남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 곧 실전배치=중국의 군사인터넷망은 중국 해군이 상(商)급인 신형 전략 핵잠수함 두 척을 만들어 현재 남중국해 한 잠수함 기지 부근에서 시험운항 중이라고 7일 보도했다. 한 척은 이미 해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완료했고, 다른 한 척은 해저 시험운항에 나섰으며, 내년 초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한 뒤 실전배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신형 잠수함은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인 쥐랑(巨浪)을 갖추고 있다. 이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탄두는 모두 72개다. 모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 중국이 이미 전략 핵잠수함으로 운용 중인 샤(夏)급보다 화력이 세 배나 강하다. 미사일 발사 시차도 10초대로 줄여 2분 안에 최대 12발을 쏠 수 있다. 기존 핵잠수함은 12발 발사에 15분가량이 소요됐다. 해저 420m까지 잠수가 가능하고 최대 배수량은 1만2125t이다. 승선 인원은 135명에 최대 속도는 27.2노트다.

◆ 미국.일본 촉각=중국은 1996년 미국이 대만 근해에 항모 2척을 보내 무력시위를 한 이후 미 항모 공격 능력을 향상시켜 왔다. 미 국방부는 지난달 26일 중국의 쑹(宋)급 디젤 잠수함 한 척이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 미국의 항공모함 키티호크호를 미행하다 항모 전단으로부터 5마일(8㎞) 떨어진 지점에서 물 위로 떠올라 미군 정찰기에 탐지됐다고 밝혔다. 키티호크에는 공격용 잠수함과 대잠(對潛) 공격용 헬리콥터 등이 있었지만 수면 부상 전까지 중국 잠수함을 탐지하지 못했다. 일본의 대응도 주목된다. 홍콩 링난(嶺南)대 브라이언 브리지(동북아정치) 교수는 "중국의 핵 전략이 태평양으로 향할 경우 미국의 적극적인 대응은 물론 일본의 핵무장을 촉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 중국의 잠수함 등급=상(商).샤(夏).한(漢).쑹(宋).밍(明) 등 다섯 가지다. 역대 강력한 통일 왕조 이름을 붙임으로써 중화민족의 부흥을 노리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중국 해군의 주력 잠수함은 대부분 쑹급이며 상.샤급은 핵 관련 잠수함들이다. 상급이 가장 최신형 잠수함이다. 밍급과 한급은 1980, 90년대 재래식 잠수함으로 국지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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