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손 끝에 대어꿈 부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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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계절에 따라 변화있는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낚시꾼들의 복이아닐 수 없다.
2월 중순이면 가장 피크를 이루는 것이 얼음 낚시다.
얼음낚시는 물론 1월에도 잘되지만 혹한기라 얼음구멍이 금방 얼어붙고 추위가 매서워 가족동반으로는 무리가 따른다.
아무튼 올해 얼음낚시는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연말 계속된 이상난동으로 중북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결빙조차 되지 않던 저수지·수로 등이 연초에 불어닥친 한파로 충남·경북지역까지 얼음이 꽁꽁 얼어붙었던 것.
이때부터 강화도의 초지수로·춘성군의 반송지 등 전국의 저수지와 호수에서 얼음낚시가 시작됐고 지금까지 낚시꾼들의 손맛을 매료시키고 있다.
그러나 입춘이 다가오는 2월초부터는 해빙기를 맞게돼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전국낚시회 연합회 김쌍룡 전무는 『전국의 조황은 최근들어 방정식이 들어맞지 않는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얼음낚시를 갈때는 빙질을 철저히 확인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전무는 『결빙상태는 얼음표면만 봐서는 알 수 없으며 얼음을 뜯어놓았을 때 이면에 요철이 생겨있으면 녹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경고한다.
연합회측은 올해 2월초의 얼음낚시 활황지로 강화도의 내가 저수지, 강원도 원성군 반개저수지, 춘성군 밤나무골과 오음리 파로호 상류, 소양강 댐 선착장, 강릉 경포호와 주문진 향호 등을 꼽는다.
특히 강릉 경포호의 경우 전국의 강태공들이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수십명식 몰려와 준척과 월척급 붕어를 아이스박스에 가득 담아가기도 한다고 강릉 국일낚시 김수영씨(46·0391-3-7931)는 전하고 있다.
또 춘천·종점낚시 최중환씨(43·0361-3-4858)는 파로호에서는 빙어가, 춘천댐 상류에서는 피라미가 잘나오며 소양강댐에서는 물낚시도 곧 잘 된다고 말한다.
이밖에도 강화 내가 저수지 관리인 이기선씨(59·0349-32-6018)는 주말마다 1백여명씨 몰러와 붕어를 낚고 있다고 전해놨고 원주동남 낚시 최금호씨(59·0371-42-2854)도 원성군 반개저수지와 귀례 저수지에서 월척과 준척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올해 2월초는 조황이 어느해보다 좋으리라는 낚시꾼의 공통된 전망이다.
저수지마다 모처럼 만수위인데다 수년동안 방사한 치어들이 성어로 자라 낚시자원이 크게 불어났다는 점이 강태공들의 꿈을 부풀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음낚시란 말그대로 얼음판의 얼음구멍을 통해 채비와 미끼를 드리워 물고기를 낚는 낙시.
강심에 얼음구멍을 뚫고 낚시줄을 드리우는 맛은 물낚시와는 또 다른 분위기와 낭만을 자아낸다.
물낚시에서 노려보지 못한 포인트나 접근할 수 없었던 저수지 가운데를 마음대로 찾아다니며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
또 씨알이 대부분 굵어 준·월척의 확률도 좋은 편이다.
또 장비와 낚시방법도 간단해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는편이다.
그러나 영하의 추위 속에서 빙판 위에 장시간 머물게 되므로 낚시도구 못지 않게 보온·안전에 신경을 써야한다.
얼음낚시에는 낚싯줄·찌·봉틀·낚시바늘까지 맞춰놓은 견지세트가 널리 쓰인다.
또 얼음을 깨는 얼음끌과 얼음을 뚫었을 때 살얼음을 떼내는 얼음뜰채도 필수품이다.
이밖에 낚시가방. 낚시 의자와 미끼통도 꼭 챙겨야한다.
얼음낚시를 하려면 얼음두께는 최소한 7cm이상이 돼야 안전하다.
해빙기에는 얼음이 두꺼워도 수면과 공간이 벌어져 얼음이 가장자리부터 가라앉을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얼음낚시 중 가장 추위를 느끼는 부분은 발과 목. 양말을 두껍게 신고 목도리 등을 준비하고 방한화와 방한복을 착용해야 한다.
얼음낚시에 가서 한번 자리를 정하면 얼음구멍을 20cm간격으로 3개쯤 뚫는게 좋다.
전문가들은 얼음구멍을 뚫을 때 한구멍 가까이 새로 뚫어도 위험하진 않으나 옆사람의 구멍과는 5∼10cm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예의라고 말한다.
낚시터의 포인트를 고를 때는 수초가 많은 곳이 제일 요건이며 수초가 없으면 다소 깊은 곳이 유리하다.
또 개울물이 흘러드는 곳이나 바닥에서 물이 솟는 「숨구멍」도 산소가 많고 수온이 높아고기가 많이 몰린다.
수초가 많은 지역의 얼음은 다른 곳보다 뿌옇고 기포가 많으며 물빛깔도 검푸르다.
얼음낚시는 물낚시와는 달리 고기의 은신처를 찾아내는 낚시이므로 입질이 좋지 않으면 자주 자리를 옮기는 것도 요령이다.
포인트 선정이 어려울 때는 우선 이른 아침에 수심이 깊은 제방쪽부터 공략하는게 좋다.
이중에서도 여름철 물낚시 때 연잎이나 수초가 무성해 채비만 떼어 먹혔던 곳이 월척을 끌어올릴 수 있는 1급 포인트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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