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사건후 여군역할 논란/“위험감수 당연”…“파병자체에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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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걸프전 개전이래 다국적군측의 가장 많은 지상군 희생자를 낸 카프지공방에서 다국적군측의 재탈환이 임박한 가운대 이라크군의 마지막 항전이 1일에도 계속되고 있다.
다국적군 파견국들에 대한 테러가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은 일본에 대해서도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경도시 카프지에서 다국적군과 치열한 접전을 계속하고 있는 이라크군이 미 여군을 수명 생포했다고 이라크관영 INA통신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들 미 여군들이 사우디아라비아 및 다른 다국적군 군인들과 함께 포로로 잡혔으며 현재도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주둔 미군사령부는 이날 여군 1명을 포함,2명의 미군이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국경근처에서 실종됐다고 확인했다.
스티븐스 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실종된 병사들은 수송대대 소속으로 카프지 탈환전투에는 참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여군의 실종사건이 최초로 발생하자 미국에서는 군대에서의 여성역할을 놓고 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반응은 여러가지다. 여성을 전쟁의 위기속에 던져넣어서는 안된다고 주장,여성파병에 대한 새로운 제약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여자들에게도 전투에서의 동등한 역할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남녀평등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 논쟁에는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까지 끼어들고 있다. 그는 여군이 실종된데 대해 충격을 표시하고 『그러나 미군은 지원병제도이기 때문에 일단 군에 입대한 사람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으로 공군장성까지 승진하고 은퇴한 윌머 보트여사는 이번 사건으로 여성의 군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주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만약 파병된 여군들을 이번 일로 귀국시킨다면 많은 여군들이 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보수여성단체를 이끌고 있는 비벌리 라헤이여사는 이번 일로 미국의 전통적 여성들이 여군파견에 반대하고 나설 것이라고 말하고 국방부도 이번 사건 이후에는 여성을 후방으로 재배치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특히 이라크가 이미 포로에 대해 잔혹한 대우를 자행했다고 지적하고 『여성에 대해 어떤 짓을 할 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여성의원 패트리셔 슈로더(민주·콜로라도)여사는 『정부는 여성에 대해 진급만 방해했지,다른 보호대책은 줄곧 없었다』고 분개했다.
○…영국은 미국의 B­52중폭격기들이 영국 공군기지에서 발진해 이라크의 군사 및 전략목표를 공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미국의 요청에 동의했다고 톰 킹 영국 국방장관이 31일 밝혔다.
킹장관은 제한된 숫자의 B52폭격기들이 영국 남서쪽 페어포드 공군기지에 기지를 둔채 재래식 무기를 탑재하고 이라크와 쿠웨이트내의 목표들에 대한 공격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다국적군과 대치하고 있는 남부전선을 시찰,군사령관들을 만났다고 니코시아에서 청취된 바그다드 라디오방송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바그다드방송은 그가 전선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날 아침 이른 시간까지 머물렀으며 국방차관 사디 압바스 중장이 이끄는 전방지휘관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후세인 대통령의 이번 전선시찰 보도는 지난달 17일 걸프전쟁 발발이후 두번째로 지난달 29일 이라크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영내 진격이 있은 직후 나온 것이다.
○…이라크 공군기 1백여대가 이란으로 탈출한데 이어 후세인 대통령의 정예부대인 공화국수비대 병력이 곧 이란으로 피신할지 모른다고 이스라엘의 히브리어신문 마 아리브지가 지난달 31일 군사소식통을 인용,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후세인 대통령이 다국적군과의 교전에서 이미 패배를 자인하기 시작했으며 그의 장래를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단 숌론 대장의 말을 인용,이라크 공군기들의 대거탈출은 공군력의 약화를 초래케하는 것으로 후세인 대통령이 곧 미국측에 협상의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메시지를 휴대한 이라크 부총리 사둔 하마디가 지난달 31일 테헤란에 도착했다고 테헤란 라디오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하마디가 이란측이 최근 수일간 대거 이란으로 넘어온 이라크 전투기들을 걸프전쟁 종식때까지 이라크에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천명한 것과 관련,이란과 협의하기 위해 테헤란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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