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 시험지 유출/건설부직원 2명이 천만원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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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정합격 등 8명구속
대검 중앙수사부(최명부 검사장·정홍원 4과장)는 21일 1천만원을 받고 건축사 시험문제를 유출시킨 건설부 주택관리과 행정주사 진기선(49)·기술감리담당관실 건축기사 조영진(35)씨등 2명을 뇌물수수·공무상 비밀누설등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유출된 문제를 알려주는 조건으로 응시생 5명으로부터 1명당 8백만∼1천만원씩 모두 4천4백만원을 받아 이중 1천만원을 공무원에게 넘겨주고 자신도 부정합격한 한국건축설계사무소장 박재동씨(35)와 돈을 주고 부정합격한 5명등 6명을 뇌물공여 및 위계의 의한 공무집행방해혐의로 구속했다.
구속된 건축기사 조씨는 3백만원을 받고 지난해 9월8일 과천시 호프호텔에 투숙한 건축사 시험문제 출제교수들을 보조하면서 주관식 3개문제 모두를 껌 포장지 안쪽에 적은뒤 호텔복도의 맨끝 창틀에 놓아두어 투숙객을 가장한 박씨가 가져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등 부정합격자 6명 가운데 5명은 대구 모대학출신으로 이같은 시험부정으로 전체 합격자 2백94명 가운데 11등안에 드는 고득점으로 합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행정주사 진씨는 박씨의 부탁을 받고 지난해 9월4일 함께 근무했던 건축기사 조씨에게 문제 전부를 넘겨달라고 청탁하면서 박씨로부터 받은 1천만원중 3백만원을 건네주고 나머지는 자신이 챙긴 혐의다.
문제유출을 주선한 박씨는 이에 앞서 89년 건축사 시험때에도 진씨에게 1천만원을 주고 점수를 올려주는 방법으로 합격되게 해달라는 부탁을 했으나 엄격한 채점관리로 인해 불합격됐었다는 것이다.
◇구속자 ▲진기선 ▲조영진 ▲박재동 ▲김문열(30·미래건축사무소장) ▲김홍문(35·대원건축사무소장) ▲권순업(29·삼영도움채종합건축사무소장) ▲정재기(33·고성각건축사무소장) ▲정백식(30·내외건설사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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