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권·복권도 잘 안팔린다/절제분위기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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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매출액 20∼30%나 줄어들어
걸프전쟁의 여파로 사행성레저인 경마장의 수입이 격감하는가 하면 주택복권 판매량이 크게 떨어지는등 시민들의 절제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마사회측에 따르면 19,20일 경주를 치른 과천경마장의 경우 마권매출액이 각각 45억,55억원으로 지난해 마지막 경주인 12월22일(55억),23일(65억)에 비해 무려 20%에 가까운 10억원쯤이 감소됐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휴일 경주의 입장인원은 금년 첫개장일인 12일(1만8천명),13일(2만3천명)과 비슷했으나 지난주가 올 경마시작 첫주였고 날씨가 매우 추웠던 점을 감안할 때 예년에 비해 3천∼5천명 정도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마사회측의 분석이다.
마사회 박정진 홍보실장(45)은 『걸프전쟁의 여파로 경마인구가 줄어드는 침체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복권판매량도 시내가두판매소 별로 평소의 30% 이상이 감소하고 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앞 주택복권판매점을 운영하는 허모씨(50·여)는 『전쟁이 난다고 해 평소 6백장씩 가져오던 주택복권을 이번 주에는 4백장만 가져왔으나 6백장을 모두 팔던 평소에 비해 이번주는 4백장중 15장을 못팔았다』고 밝혔다.
회사원 김명환씨(30·서울 봉천2동 6)는 『즉석식복권이 나오는 날이면 동료들과 함께 바로 구입하곤 했으나 걸프개전이후 사무실내의 이런 분위기가 수그러들었다』면서 『나오자마자 팔려 구입하기 힘들었던 복권을 사기가 수월해진 것도 전반적인 사회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들에 대해 서울대 차재호교수(심리학)는 『전쟁이 일어나면 사람들의 마음에 불안·경계심리가 생겨 경마·복권구매등의 사행성행위를 절제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차교수는 또 『전쟁이라는 사회적 상황에 절제심리를 유지하게 되지만 걸프전쟁이 종결된 직후에는 「리바운드효과」가 확산돼 사행성행위에 대한 투자가 일시적으로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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