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군 승리 장담 못한다/일 프레지던트지서 분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전력 2.2배 불과… 3배 넘어야 속결 가능/이라크 실전경험 많아 장기전 가능성 커
19일 발행된 일본 유력 종합지 프레지던트지 2월호는 중동 걸프전쟁에서 다국적군은 이길 수 없다고 보도하고 그 근거로 다국적군의 전력이 이라크에 비해 2.2배에 지나지않기 때문이라고 지적,이번 전쟁은 수렁에 빠진 장기전양상을 띨 것이라고 분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잡지는 한 중동문제전문가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소개하면서 이라크군의 강점을 전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라크군의 총전력은 전투병력 약 1백만명에 53개사단,전차 약 5천5백대,작전기 약 7백기,중거리 지대지미사일 발사대 36대를 갖추고 있는데다 생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또 현재 핵무기도 개발중이며 이미 한발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이 자료는 다국적군과 이라크군의 전력을 다음과 같이 비교하고 있다.
병력수는 이라크군의 1.2배 우세,지상작전부대수 이라크군이 2.5배 우세,전차수 이라크군이 1.4배 우세하다. 단 작전기에서만 다국적군이 1.6배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데이타로 보면 다국적군의 열세는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봉쇄에 따라 이라크군의 사기와 무기 가동률이 크게 저하됐을 것을 감안하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이 저하율을 40%로 잡고 다국적군이 이라크군보다 질적으로 1.5배 우세하다고 볼때 다음과 같은 전력비교가 가능하다고 이 자료는 밝히고 있다.
병력수는 다국적군이 2.1배 우세,지상작전부대는 대체로 비슷,전차수는 다국적군 1.8배 우세,작전기수도 다국적군이 3.9배 우세 등이다. 이를 종합할때 다국적군의 전력이 이라크의 전력보다 약 2.2배 우세한 것으로 된다.
이 자료를 분석한 군사전문가는 『2.2배라는 전력차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불충분한 격차로 미국이 지나치게 전쟁을 서둘렀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쟁에는 소위 「1대 3원칙」이 있다.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세배의 전력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다국적군은 이라크군에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라크군은 후세인 대통령에 의한 강력한 지도통솔을 받고 있으며 이란­이라크전에서 체득한 풍부한 실전경험등 숫자로 나타낼 수 없는 강점이 있다고 본다.
더욱이 자기영토에서 싸우므로 기상 및 지형에 익숙하며 병참지원도 용의하다고 이 전문가는 분석했다.
또 다국적군은 각국에서 모인 군대이므로 지휘체계가 다양,전력의 통합운영이 어렵고 보급·정비도 곤란하다는 약점을 지적했다.
게다가 파견국정부의 의향이나 여론동향에 좌우되기 쉽다는 난점이 있다.
다국적군이 이같은 전력으로 이라크군에 이길 수 있는 길은 현재와 같은 공중폭격 중심의 항공작전밖에 없다고 판단되나 이로서도 단기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워 결국 장기전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결론지었다.<동경=방인철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