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군 관계 회복이 통일당명 과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민·군간에 깊게 팬 골을 메우지 못하는 한 통일은 물론 어떤 형태의 국가발전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최근 국내 최초로 민·군 관계의 이론과 실제를 다룬『군사문화』(을지서적간)라는 저서를 출간한 김순현씨(60·의료보험관리공단감사·예비역 육군소장)는 바람직한 민·군 관계의 회복이야말로 통일을 위한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라고 강조했다.
84년 교육사부사령관직을 끝으로 33년 간의 군 생활을 마친 김씨는 5백여 쪽에 이르는 막대한 분량의 이 책을 꼬박 2년에 걸쳐 완성했다.
재학 중 6·25전쟁을 만나 학도병으로 혈서지원 한 후 포항전투를 비롯, 숱한 사선을 넘으면서「본의 아니게」직업군인의 길로 들어서게 됐었다는 김씨는 군사문화가 갖는 역기능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순 기능적」인 측면이 결코 무시돼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80년 이후 극소수 정치군인들 때문에 생겨난 군 불신감이 급격히 팽배해지는 것을 보면서 크나큰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김씨는 결론부분에서 민·군 관계가 현재와 같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된 원인은 백군대의 역할이 본래의 기능을 넘어 국가적인 수준에서 포괄적으로 전개돼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또 군사문화란 사회속의 다양한 다른 문화처럼 하나의 하위문화에 지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다른 주변문화들을 통제하는「지배문화」로 등장하면서부터 군사문화의 역기능이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전역군인들에 대한 직업교육이 부진한 관계로 아직도 낙하산식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꼬집기도 한 그는 지난 88년 의보 관리공단 감사로 부임한 이래 2년여 동안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료 일어강습을 실시해 오고있기도 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