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재웅 의원 여성 비하 발언 물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한나라당 이재웅(53.부산 동래.사진) 의원이 여성을 비하.상품화하는 하는 듯한 발언을 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원내부대표인 이 의원은 1일 김형오 원내대표가 주재한 오찬에 참석했다. 조류 독감으로 타격을 입은 양계업계를 위로한다는 뜻으로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삼계탕을 먹는 자리였다. 이 의원은 보호감호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다음주 청송감호소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어 "여성 재소자들이 창틀에 기대 서 남자가 지나가면 유혹하는 듯한 야한 농담을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하며 이 의원은 가슴을 창살 밖으로 내미는 시늉도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또 이 의원은 "17대 의원들은 예전에 비하면 다들 성자가 돼 죽으면 사리가 나올 것"이라며 "골프도 못 치고, 농성도 자주하고, 성매매금지법으로 '거기'도 못 가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여성을 성적으로 모욕했다"며 "당장 당직과 의원직에서 물러나라"고 공격했다.

이 의원은 "감호소 내 인권문제를 알기 위해 최근 재소자 출신이 쓴 소설을 읽었다"며 "그 책에 나오는 일화들을 소개하다 내가 서울구치소 시절 봤던 여성 재소자들에 대해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1년간 옥고를 치렀다. 또 그는 '사리 발언'과 관련해서도 "국회의원들이 요즘 얼마나 바쁜지를 말하려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궁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