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탈당 신청…민주당, '추미애 패배' 후폭풍에 대책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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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최근 나타난 지지율 하락이 추미애 당선인이 국회의장 경선에서 패배한 여파라고 간주하고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20일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원인과 대책을 상당히 많은 시간을 들여 토론했다”며 “대다수 권리당원 및 지지자 의사와 다른 의장 후보 경선 결과와 관련이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앞서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일주일 전에 비해 6.1%포인트 떨어진 34.5%로 나타났다.

특히 이념 성향이 ‘진보’라고 한 응답자의 민주당 지지도가 전주 68.9%에서 59.5%까지 하락해 지지층 이탈이 두드러졌다. 이같은 하락세에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추미애 당선인이 우원식 의원에게 패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당내에서 판단한 것이다.

이 수석대변인은 “권리당원의 집단 탈당도 있었다”며 “1만명 이상이 탈당을 신청한 가운데 이미 승인받은 1000여명 외에 나머지는 탈당 승인이 보류됐다”고 전했다.

정청래 “당원 권한 확장” 김민석 “권리당원 의견 1/10 반영”

당 지도부는 대안으로 ‘당원권 강화’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의원들에게만 선택권이 주어졌던 국회의장이나 원내대표 경선에도 당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게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의장 후보 경선에서 추 당선인을 지지했던 김민석 의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권리당원의 의견 10분의 1 이상 반영’을 제안한다”며 “의장 후보, 원내대표, 당 지도부 경선의 본선거와 예비선거부터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과 지지자의 마음을 왜 몰라주나’ 하는 당원과 대중의 실망과 분노가 탈당과 지지율 하락으로 표현된 것”이라며 “당원의 권한을 더 확장하고 그것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오는 22~23일 열리는 22대 당선인 워크숍에서도 권리당원 이탈 문제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이 수석대변인은 “당원 권리 강화 아이디어 등 워크숍에서 논의가 실무적으로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 이 주제로 토론도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7%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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