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일주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다. 복귀 후 첫 일정은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이 치러지는 이날 오전 당선자 총회 참석이다.
이 대표가 휴가를 떠날 때만 해도 의장 경선은 4파전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입원한 사이 정성호 의원이 사퇴했고, 조정식 의원은 추미애 당선인에게 양보했다. 우원식 의원이 완주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당에서는 “명심(明心, 이 대표의 의중)이 추 당선인에게 기울었다”는 반응이 많다. 친명 핵심인 박찬대 원내대표가 조 의원과 정 의원을 찾아가 사퇴를 권유하고, 친명계 인사들이 앞다퉈 추 당선인을 공개지지했기 때문이다. 휴가 동안 이 대표는 정부와 검찰을 겨냥한 SNS 메시지를 쏟아냈지만, 당 현안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이제 당 안팎의 시선은 이 대표 입을 주목한다. 이 대표는 국회의장 후보가 결정된 뒤 열리는 초선 당선인 워크숍에 들르는데 “의원들의 결집을 강조하는 발언을 할 것”(당 관계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3일 당선자 총회에서도 “우리는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도 민주당이라는 정치 결사체의 한 부분”이라며 ‘개인플레이’ 자제를 촉구했다.
대표 연임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이 대표 휴가 기간 정청래·장경태 등 친명계 지도부가 연임론을 주장하며 군불을 지폈고, 연임 서명 운동에 당원 2만 명이 참여하는 등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평가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이미 연임 관련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후보군이 친명으로 정리된 데 이어 이 대표까지 연임하면 내부 경쟁이 실종된 ‘옹립 정치’가 부각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야권 관계자는 “건전한 내부 비판이 사라지고 친명 일색의 분위기가 이어지면 순식간에 중도층이 싸늘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연임을 하더라도 이 대표는 정부·여당과 싸우는 투쟁가 면모만 부각하지 않고 민생·정책 의제 발굴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18일엔 광주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 23일에는 경남 김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다. 28일 열릴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등을 진두지휘한다.
특검법 대치 정국이 벌어질 22대 국회 개원 뒤 이 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사다. 이미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50억클럽)을 포함해 노란봉투법·방송3법·간호법·양곡관리법 등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을 재발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또 이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으로 1심 선고를 앞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검찰이 회유했다고 주장하며 ‘술자리 회유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조국혁신당과의 관계 설정도 주목된다. 조국혁신당은 향후 한동훈 특검법과 각종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놓고 민주당과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한 중진 의원은 “조국혁신당과 너무 가까워지면 강성 이미지만 부각돼 수권 정당의 면모가 옅어질 수 있다”며 “휴가 복귀 뒤 조국혁신당과의 관계에 대한 이 대표의 고심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