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교통정리설∙대표 연임론…'당무 복귀' 이재명 입 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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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일주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다. 복귀 후 첫 일정은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이 치러지는 이날 오전 당선자 총회 참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표가 휴가를 떠날 때만 해도 의장 경선은 4파전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입원한 사이 정성호 의원이 사퇴했고, 조정식 의원은 추미애 당선인에게 양보했다. 우원식 의원이 완주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당에서는 “명심(明心, 이 대표의 의중)이 추 당선인에게 기울었다”는 반응이 많다. 친명 핵심인 박찬대 원내대표가 조 의원과 정 의원을 찾아가 사퇴를 권유하고, 친명계 인사들이 앞다퉈 추 당선인을 공개지지했기 때문이다. 휴가 동안 이 대표는 정부와 검찰을 겨냥한 SNS 메시지를 쏟아냈지만, 당 현안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이제 당 안팎의 시선은 이 대표 입을 주목한다. 이 대표는 국회의장 후보가 결정된 뒤 열리는 초선 당선인 워크숍에 들르는데 “의원들의 결집을 강조하는 발언을 할 것”(당 관계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3일 당선자 총회에서도 “우리는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도 민주당이라는 정치 결사체의 한 부분”이라며 ‘개인플레이’ 자제를 촉구했다.

대표 연임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이 대표 휴가 기간 정청래·장경태 등 친명계 지도부가 연임론을 주장하며 군불을 지폈고, 연임 서명 운동에 당원 2만 명이 참여하는 등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평가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이미 연임 관련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후보군이 친명으로 정리된 데 이어 이 대표까지 연임하면 내부 경쟁이 실종된 ‘옹립 정치’가 부각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야권 관계자는 “건전한 내부 비판이 사라지고 친명 일색의 분위기가 이어지면 순식간에 중도층이 싸늘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연임을 하더라도 이 대표는 정부·여당과 싸우는 투쟁가 면모만 부각하지 않고 민생·정책 의제 발굴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18일엔 광주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 23일에는 경남 김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다. 28일 열릴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등을 진두지휘한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장이 지난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이재명 죽이기 진술조작 진실은폐 법무부 항의방문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장이 지난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이재명 죽이기 진술조작 진실은폐 법무부 항의방문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특검법 대치 정국이 벌어질 22대 국회 개원 뒤 이 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사다. 이미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50억클럽)을 포함해 노란봉투법·방송3법·간호법·양곡관리법 등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들을 재발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또 이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으로 1심 선고를 앞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검찰이 회유했다고 주장하며 ‘술자리 회유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조국혁신당과의 관계 설정도 주목된다. 조국혁신당은 향후 한동훈 특검법과 각종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놓고 민주당과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한 중진 의원은 “조국혁신당과 너무 가까워지면 강성 이미지만 부각돼 수권 정당의 면모가 옅어질 수 있다”며 “휴가 복귀 뒤 조국혁신당과의 관계에 대한 이 대표의 고심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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