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간 윤 대통령 "반갑습니다" 조국과 악수…대화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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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부처님의 마음을 새기면서 올바른 국정을 펼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 축사에서 한 말이다. “나와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이해할 때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고 우리 사회도 더욱 행복해질 것”이라며 한 말이었다. 윤 대통령은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분들의 손을 더 따뜻하게 잡아드리고 민생의 작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겨서 국민의 행복을 더욱 키우겠다”며 “대한민국이 위기를 이겨내고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저와 정부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교화한다’는 뜻의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을 언급하면서 “한국 불교는 이러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등불로 삼아 언제나 국민과 함께해왔다”며 “나라가 어려울 때는 국민의 마음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섰다”고 말했다.

이어 일제 강점기 때 국외로 유출돼 최근까지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던 석가모니 진신사리 등이 지난달 18일 약 100년 만에 조계종으로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감)한 것을 언급하며 불교계에 축하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환지본처를 위해 애써주신 스님 여러분과 불교계에 깊이 감사드리며, 이를 계기로 한국불교의 문화와 정신이 우리 사회에 전 세계에 더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전환담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사리 환지본처는 영부인께서 지난해 4월 보스턴미술관을 찾은 자리에서 반환 논의 재개를 적극 요청하는 등 큰 역할을 해 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관계가 돈독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종정 성파대종사, 대덕스님 등 불교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건희 여사는 불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마친 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 영상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마친 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 영상캡처

여야 지도부를 비롯해 각계 인사들도 참석했는데, 윤 대통령은 행사 뒤 퇴장하는 길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도 인사를 나눴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조 대표에게 “반갑습니다”라고 악수하며 눈인사를 했다.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윤 대통령이 조 대표와 공식 석상에서 만난 것은 약 5년 만이다. 2019년 7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윤 대통령이 당시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민정수석이었던 조 대표와 만나 차담을 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 행사에 앞서 윤 대통령은 스승의 날을 맞아 페이스북에 “따뜻한 말씀으로 격려해 주셨던 선생님, 회초리를 들고 꾸짖어 주셨던 선생님, 한 분 한 분의 얼굴이 떠오른다”고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은 “제게 사람을 대하는 자세를 가르쳐주셨고, 나라에 대한 애국심을 길러주셨고,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심어주셨다”며 “고마우신 선생님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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