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의사 수입?"…소말리아 의대생 사진 올리며 "커밍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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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의협 회장의 글. 사진 페이스북

임현택 의협 회장의 글. 사진 페이스북

정부가 의료 공백 대응 차원에서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에게도 국내 의료 행위를 허용할 방침임을 밝힌 가운데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후진국 의사를 수입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후 인종차별 논란이 일자 임 회장은 해당 글을 삭제했다.

임 회장은 9일 페이스북에 '소말리아 20년만의 의대 졸업식'이란 제목의 기사를 캡처한 사진을 올리며 "커밍 쑨"이라고 썼다. 해당 기사는 지난 2008년 소말리아의 의과대학생들이 졸업장을 들고 있는 사진이 담겼다. 기사엔 "폭력과 무정부 상태에서도 여전히 공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내용이 담겼다.

임 회장의 이날 게시글은 정부가 최근 추진한다고 밝힌 '외국의사 진료 허용' 방침에 따른 반발로 해석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일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 입법을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보건의료위기 최상위 '심각' 단계에서는 외국 의료인 면허 소지자에 대해 복지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의료 지원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복지부는 지난 2월 23일부터 의사 집단행동에 따라 보건의료 재난경보를 '심각' 단계로 발령한 뒤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 소식에 임 회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전세기는 어디다가 두고 후진국 의사 수입해오나요?"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3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현장에 의사가 한 명도 남지 않으면 전세기를 내서라도 환자를 치료하겠다"고 말한 것을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인종차별'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특정 국가를 비하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힘들게 사는 나라에서 어렵게 의사가 된 친구들일 텐데 부적절하다"는 등 반응이 나왔고, 한 의사 커뮤니티에서도 "소말리아 의사들은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의사 동료들", "그 나라 의대 교육의 질을 따져야지 인종을 차별하거나 나라 자체를 비하해서는 안 된다"는 등 비판이 나왔다.

결국 임 회장은 해당 글을 삭제했다. 다만 "수없이 많은 후진국 의사가 아니라, 후생노동성 장관 하나만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게 낫겠다"는 등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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