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바다숲 조성, 기후위기 극복의 또 다른 해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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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강도형 해양수산부장관

강도형 해양수산부장관

지구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과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라산 정상 주변에 1000㎜가 넘는 봄비가 내리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의 주요 요인으로 바닷물의 온도 상승이 꼽히는데, 우리 연안의 경우 표층 수온이 지난 50년 동안 세계 평균(0.7℃)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상승(1.44℃)하는 등 해양 기후변화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다.

해수온 상승은 해양생태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수온 상승은 수온에 민감한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교란하는 한편 이동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바닷속 저서 생태계를 황폐화시켜 갯녹음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더해 해조류 등으로 구성된 바다숲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산소를 공급하는 해양 기후변화의 완충지로서의 기능도 차츰 잃어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건강한 해양생태계를 유지 또는 복원하는 것이 해양의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길이라 판단하고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갯벌 복원 및 보전, 해양식생 조성, 숨 쉬는 해안 조성 등 분야별로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09년 시작한 바다숲 조성 사업을 통해 지난해까지 여의도 면적의 약 110배에 달하는 317㎢의 바다숲을 조성하였으며, 조성한 바다숲은 자동차 4만 4000여 대가 일 년 동안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최근에는 이러한 가치가 인정되면서 기존의 정부 주도 방식에서 벗어나 현대자동차·효성·포스코 등 바다숲 조성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바다숲 탄소거래권 제도 도입 등 민간의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바다숲 조성 사업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공동 학술대회 등 다양한 국제 협력을 추진해 나아갈 계획이다.

2013년 세계기상기구(IPCC) 발표에 따르면 1970년부터 바다는 온실가스 등으로 발생한 초과열의 93% 가까이 흡수하면서 지구 온난화를 완화시켜왔다. 이는 미래에도 바다가 기후 위기의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 석학 자크 아탈리는 저서 『바다의 시간』에서 “결정적 순간마다 핵심은 늘 바다였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인류가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인 지금 인류를 보호해 주는 힘이 바다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다숲이 있다.

5월 10일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제정한 바다 식목일이다. 우리나라의 바다숲이 글로벌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선도적인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

강도형 해양수산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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