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지금도 충분히 긴축적”…하반기 금리인하 힘 실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EPA=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EPA=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연 5.25~5.5%)를 6연속 동결했다. 물가 고공 행진 속에 금리 인하의 조건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를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어갔다. 다만 Fed가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서고, 제롬 파월 Fed 의장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부정하는 등 시장 예상보다 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란 평가가 나왔다. 당초 연내 3번으로 점쳐졌던 금리 인하는 하반기 중 한두 차례 이뤄질 거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Fed는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만장일치로 금리 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책 결정문엔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로 상징되는 금리 인하 신중론이 좀 더 강하게 묻어났다. 지난 3월 회의 때와 달리 “최근 몇 달간 물가 목표 2%를 향한 추가 진전이 부족했다”는 문구를 추가한 게 대표적이다. Fed가 중시하는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2.8%(전년 동기 대비) 올랐고, 같은 달 소비자물가(CPI)도 3.5% 뛰면서 시장 전망을 웃도는 상황이 반영됐다. 그 밖엔 고용 등 경제활동이 계속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다만 Fed는 금리를 그대로 두는 대신 다음 달부터 양적 긴축(QT)의 속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월별 국채 상환 한도를 600억 달러에서 절반 이하인 250억 달러로 축소하는 게 핵심이다. 시장 예상(300억 달러)보다 더 크게 줄어든 것이다. 양적 긴축은 Fed가 보유한 채권을 팔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걸 말한다. 양적 긴축 규모가 줄면 그만큼 금리 상승 압력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파월 의장의 입도 강한 매파보다는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를 날리는 쪽에 가까웠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확신을 얻기까진 당초 기대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플레가 2%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금리 인상 가능성은 부인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 통화정책이 충분히 긴축적”이라면서 “다음 금리 조정은 인상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표 후 투자 자문사 에버코어 ISI는 “금리 인하가 지연될 뿐이지 완전히 철회된 건 아님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씨티그룹은 “인플레가 더 둔화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금리 인하가 필요할 거란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금리가 올해 한두 차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고, 블룸버그는 연내 한 번 인하가 이뤄질 거라고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1월 인하 가능성은 약 68%(한국시간 2일 오후 2시 기준)로 전일 대비 10%포인트 올라갔다. 9월 인하 가능성도 약 56%로 상승했다.

미국 시장은 안도하는 기류다. 이날 미국 2년물·10년물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도 하루 새 0.47포인트 떨어진 105.76을 나타냈다. 뉴욕 증시는 지수별로 상승·하락이 엇갈린 혼조세였다. 한국 시장도 크게 출렁이지 않았다. 2일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 대비 6.1원 오른(환율은 하락) 1375.9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0.31% 내린 2683.65로 장을 마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