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내년엔 안정성장 지향/매출·수출 예년보다 축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경기위축 전망 경영혁신전략 마련 부심/인사시기 앞당겨 조직 정비
국내 주요기업들이 내년도의 매출·수출목표를 예년보다 줄여잡고 있다.
또 대부분 기업들이 투자규모도 예년수준에서 크게 늘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신규투자보다는 기존사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인사시기를 앞당겨 조직을 일찍 정비하고 생산성향상·원가절감을 위한 각종 경영혁신전략을 잇따라 마련하는등 적극적인 체질개선작업에 나서고 있다.
이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전반적인 국내외 경기가 계속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내년도 매출증가율 목표를 삼성그룹은 17%,럭키금성은 20%,대우는 21.2%,한진그룹은 15.3%로 계획하고 있어 상위그룹들은 대부분 예년의 15∼30%보다 상당히 낮은 15∼20%선의 안정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한편 선경그룹은 내년도 매출을 42.9% 늘릴 계획이고 쌍용·한국화약·롯데·동아 등 5∼10위권 그룹들은 20%대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각 기업의 의욕이 상당히 반영돼 있는 것으로 내부적인 실제계획치는 이보다 더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수출의 경우 중동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주요선진국들의 경기침체 등으로 수출수요여건 자체가 매우 불투명한 가운데 삼성(15%) 대우(15%) 롯데(20%) 쌍용(20%) 등 대부분 기업이 20%안쪽의 증가율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룹마다 신규사업진출 등을 위한 설비투자보다는 기존사업의 수익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투자에 중점을 두고 있다.
10대 그룹중 쌍용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이 모두 연구개발투자비용의 증가율을 설비투자비용보다 높게 책정했으며 선경그룹의 경우 설비투자비는 지난해보다 18% 줄인 대신 연구개발투자는 33.3% 늘릴 계획을 세웠다.
한편 대우·한국화약그룹등이 내년도 인사를 이미 앞당겨 실시한데 이어 삼성·현대그룹이 일부 최고경영진 인사를 실시하는등 각 기업마다 조직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와 함께 「아프로운동」(삼성),「슈펙스운동」(선경),「관리혁명」(대우),「프로­2000」(한국화약),「D­9」(현대) 등 생산성 향상 및 의식개혁을 위한 경영혁신전략이 기업마다 가속화되고 있다.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능률향상과 정신무장으로 버텨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