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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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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파렴치한 제몫 챙기기>
신관순<대전시 서구 괴정동73의4>
이번 국회의원의 세비 인상 추진은 그 시기나 인상폭에 있어 일반의 형편을 전혀 감안하지 못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국회는 88년12월에도 무려 87.7%란 엄청난 폭의 세비인상을 추진하려다가 농민의 추곡수매가 인상률은 16%에 묶어 놓으면서 자신들의 세비만 대폭 올리려한 그 파렴치하고 이기적인 처사에 국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12%로 그 인상폭을 하향 조정했던 일이 있었다. 그런 국회가 내년 또 세비를 또 이렇게 대폭증액, 운영위에서 만강일치로 통과시킨 사실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요즘같이 국회의 무능함이 드러나고 그나마 잦은 파행과 졸속 등으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정치에 대한 적은 실망과 좌절만을 안겨준 상태에서 세비의 대폭인상은 그 악화된 국민의 정치 불신을 너무도 체감하지 못한 처사가 아닌가 느껴진다.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의정활동만 한다면야 세비를 인상하는 일에 이토록 국민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잠롱 방콕 시장을 보라>
김광용 <대구시 북구산격1동1185의12>
농민들의 추곡수매가 대폭인상요구가 10%선으로 결정되었고, 우루과이 협상으로 가슴을 죄고있는 이때 국민에게 좌절과 실망을 안겨주고, 직분을 제대로 수행치 못한 국회의원들이 한 덩어리가 되어 자기네들의 세비인상을 처리한데에 대하여 격앙된 감정을 누를 길이 없다.
4개월여의 아까운 정기국회 회기의 낭비와 거듭되는 공전 등 다급한 민생문제의 적절한 해결책 없이 국회가 끝나가고 있는 이시기에 의원들의 세비인상이 웬말인가. 정치인들이 솔선 수범하는 자세와 얼마 전 방한하였던 방콕의 잠롱 시장 같은 청렴결백한 의지를 보일 때 세비를 인상한다면 국민이 아깝다는 느낌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면 현재의 수준으로 동결하고 91년도 새해에 참정치를 보여 주고, 떳떳하게 올려 받을 수 있도록 자신 있는 정치를 바라는 마음이다.

<인상결정 즉각 철회를>
임현철<서울 동대문구 휘경동312의 261>
이번 국회의원 세비 23%인상은 즉각 철회와 함께 재검토돼야할 것이다.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과연 얼굴이 두껍다. 그들은 국민이 왜 등을 돌리고 있으며, 얼마나 자기들을 질시하고 있는 줄 알고 나 있는지 묻고 싶다.
물가 상승억제 운운하며 성실하게 일하는 근로자들의 임금은 한자리수로 묶어놓고서 세비인상 23%는 설득력이 없다. 과연 그들이 이 나라와 국민을 대변하여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가. 가슴에 노란 금 배지를 달고서….

<일한 대로면 깎아 마땅>
염성경<인천시 남구 주안2동554의4>>
지난 88년도에도 슬그머니 인상하려다 여론에 밀려 철회된 적이 있는 의원세비가 또 다시 비난의 화살을 받고있다.
현재의 세비 4백60만원을 근로자 최저임금 19만원보다 29배나 많은 5백65만원으로 무려 23%나 올리겠다고 하니 철면피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한심한 일이다.
모든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 근로자 임금은 한자리수로 묶어놓으면서 자신들의 봉급은 대폭 올리겠다니 말이나 되는 소행인가.
머슴인 그들이 주인인 국민을 위해 얼마나 충실하게 봉사했는가를 따져본다면 오히려 삭감의 요인만 많을 뿐이다. 또한 창피해서 인상론을 꺼낼 수조차 없을 것이다.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
윤석범<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아파트429동308호>
밤낮 없이 고함치고 싸우던 우리 국회의원들도 만장일치로 합의를 보는 것이 있다.
바로 제몫 챙기기다.
지난 한해 동안 국회가 얼마나 한심한 작태를 보여왔는지를 모르는 것은 국회의원들뿐인가 보다. 국민의 뜻을 무시한 3당 통합과 법안의 날치기 통과, 장기간의 파행적 운영 등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의원들이 가장 무리 없이 해낸 일은 매달 국고에서 지출되는 세비를 꼬박꼬박 챙기는 일뿐일 것이다.
밖으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선진국의 시장개방 압력이 높아지고 있고 안으로는 지자제·물가안정·범죄와의 전쟁 등 정치·경제·사회적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어느 한가지 속시원하게 대안을 제시해 내지 못하는 국회가 세비인상에만 합의를 보았다니 의원들의 뻔뻔스러움을 새삼 느끼게된다.
의원들은 사리를 챙기기 앞서 국민의 열망을 의식하고 정치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며 항상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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