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창올림픽 유치 돕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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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북한이 2014년 겨울올림픽 평창 유치에 대해 지지와 협력을 약속했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2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일부터 나흘간 김영대 북한 민족화해협의회 회장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해 문재덕 조선올림픽위윈회위원장(체육지도위원장)에게서 2014 올림픽 평창 유치에 대한 지지와 협력을 약속받고 3개 항으로 이뤄진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북측은 이 합의문을 통해 2014 겨울올림픽이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되는 게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공동의 인식에 기초해 평창 개최에 지지를 표명하고 적극 협력하며, 평창에서 올림픽이 개최될 경우 남북 단일팀 구성, 공동 훈련 진행, 개.폐회식 행사의 공동 참여 등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또 쌍방의 협력사업(성화 봉송, 국제청소년캠프)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북한이 정부 차원에서 평창의 겨울올림픽 유치에 대해 지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위원장 한승수)는 내년 1월 10일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하는 유치신청 서류에 북한의 지지 합의문을 첨부키로 했다. 유치위는 이 합의문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불안을 해소하고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평창에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메시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북한의 지지 발표가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이번 합의가 남북 정부 간 공식 회의를 통해 이뤄진 게 아닌 데다 북한의 핵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2014년 겨울올림픽 개최 도시는 내년 7월 7일 과테말라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되며 북한은 IOC 위원을 한 명(장웅) 보유하고 있다. 평창은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소치(러시아)와 경쟁하고 있다. 특히 소치는 푸틴 대통령의 지원을 등에 업고 강력한 유치 후보로 등장했다.

성백유 기자

◆ 문재덕 조선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북한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조선체육지도위원장은 장관급으로 북한 스포츠와 관련된 모든 일을 담당한다. 2010 겨울올림픽 유치전 당시에는 민족화해협의회가 민간 차원에서 평창 유치를 지지했지만 이번에는 NOC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지지를 약속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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