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씨 형제 「눈물의 작별」/북측 음악인들 서울서의 마지막 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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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화기애애한 환송만찬… 연락처 주고 받아/성단장 “남쪽 보도에 대체로 만족 않는다”
○…북의 인민배우 김진명씨(78)는 13일 오전 8시30분 숙소인 쉐라톤 워커힐호텔로 찾아온 동생 학명씨(74) 가족 13명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진명씨는 가족들이 『오래 사시라』고 인사하자 『통일이 되는 것을 보고 죽자』며 울먹였다.
학명씨 가족들은 선물로 내의 6벌·꿀·인삼차 등을 선물했고 진명씨는 불로주·과자세트 등을 선물한 뒤 눈물속에 헤어졌다.
○…12일 밤 9시10분이 지나 시작된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의 환송만찬은 술이 오가고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노래를 부르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
이날 만찬은 북측 공연단이 5박6일 동안 얼굴을 익힌 우리측 인사들의 테이블을 오가며 술잔을 주고 받느라 11시가 지나서야 끝났다.
북측 공연단은 저녁식사가 늦은 탓인지 갈비등 육류음식 위주의 식사를 거의 남기지 않고 비웠으며 서울체류 마지막날을 아쉬워하는 듯 독한 양주를 거듭 마시는 모습이었다.
○…12일 자정쯤 북측의 성동춘 단장과 취재기자 4명은 우리측 기자들의 초대에 따라 호텔 1층의 프레스센터에 들러 술을 마시며 30여분간 환담.
성단장은 우리측 기자들이 소감을 한마디 말해보라고 요청하자 흰 복사지에 『영원히 잊지 못할 기자선생님들,오로지 진리를 위해 양심을 깨끗이 바치시기를』이라는 글을 써보였다.
성단장 일행은 우리 신문들의 보도에 대체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매일 새벽 3시까지 대회관계 기사를 읽느라 잠을 설쳤으며 이번에 입수한 신문은 모두 북으로 가져가겠다고 언급.
○…90송년 통일전통음악회에 든 총 예산은 공식경비만 3억여원에 이른 것으로 추계됐다.
문화부측은 당초 일본 오사카 민속축제를 위해 책정된 예산 2억원을 이 음악회경비로 내놓았고 정부측에서 호텔숙식비 7천만원 가량을 부담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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