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모든 인질 석방”/유엔,평화회의에 합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페만 평화적 해결 움직임/빠르면 내일부터 외국인 출국
【바그다드·니코시아 AP·AFP·로이터=연합】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6일 다국적군의 침공에 대비한 「인간방패」로 억류해온 외국인 인질 전원을 석방키로 결정했다고 전격발표,지난 8월2일 쿠웨이트 침공 이래 최대의 양보조치를 취함으로써 페르시아만사태의 평화적 해결전망이 한층 밝아지고 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대해 『출국이 금지됐던 외국인들에게 부과된 모든 여행제한을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전세계에 알려진 이 인도적 문제와 관련,이처럼 결정적이고도 근본적인 결정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고 이라크 INA통신이 보도했다.<관계기사 4면>
그는 자신의 결정이 『서방세계,특히 미국의 일반 여론이 전쟁을 촉구하는 악의 군대를 저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게 만든 최근의 긍정적 변화』에 따른 것이며 『제한조치가 극한적인 비상사태에 최소한으로 실시돼야만 한다는 관점에서 우리는 이같은 비상조치를 더이상 유지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후세인은 인질들에 대해 『이들 개개인이 겪은 부당한 처우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모든 외국인들이 크리스마스부터 3개월에 걸쳐 출국을 허용받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 후세인 대통령은 이들의 출국을 앞당긴 것은 이라크와 직접 회담하자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제안에 호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바그다드의 이라크 관리들은 인질들에게 즉각 비자를 발급해 빠르면 내일부터 출국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크 의회는 7일 회의를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데 전례로 보아 후세인 대통령의 요구를 승인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의 이같은 결정으로 이라크를 쿠웨이트에서 무조건 전면철수시키려는 자신의 결의가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미국은 이라크에 대해 계속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주재 외교관들은 후세인 대통령의 이같은 전격발표는 페르시아만 위기를 해소하는 보다 큰 조치의 전주곡일 수도 있으며 후속조치에는 전면철군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는 보다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현재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억류돼 있는 외국인 수는 ▲미국인이 양국에 7백명 ▲영국인이 쿠웨이트에 4백43명,이라크에 7백35명 ▲일본인이 이라크에 2백33명,쿠웨이트에 6명 ▲네델란드인이 양국에 1백33명 ▲이탈리아인이 이라크에 1백95명 등 모두 2천4백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방송(VOA)은 6일 쿠웨이트와 이라크에 억류중인 미국인들을 가능한 한 빨리 철수시킬 준비가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유엔본부·런던·예루살렘 AP·UPI=연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은 6일 페르시아만사태 해결을 위해 이라크측이 내건 주된 요구사항 중 하나인 중동에 관한 국제평화회의 개최문제를 내용으로 한 결의안 초안을 놓고 비공개회의를 벌인 데 이어 본국 정부와의 합의를 벌였다.
미·영·소·불·중국 등 5개 이사국은 이에 앞서 5일 중동문제 국제회의를 적절한 시기에 개최한다는 결의안 문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했다고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안보리 이사국 중 소·불·중국과 달리 이같은 중동평화회담을 반대해온 미국은 이 문제와 관련,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임을 제의했다고 보도한 영 BBC방송은 미국의 입장후퇴를 중요한 정책전환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미 국무부의 한 관리는 미국이 국제평화회의 개최제의를 예의주시할 것이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안으로 이를 지지키로 선언하지는 않았다고 말했으며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하원 외교위원회 발언을 통해 미국이 동 유엔결의안을 지지하고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