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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 명소된 '아찔 절벽'…中당국은 가차없이 파괴했다,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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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를 시험하는 바위’라는 이름을 지닌 절벽을 최근 중국 정부 당국이 제거해버렸다. 위험을 무릅쓰고 기어서라도 절벽 끝에 다가서려는 관광객을 보호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중국 허난성의 절벽. 입소문을 타면서 인증샷의 명소가 됐다. 사진 인터넷 캡처

중국 허난성의 절벽. 입소문을 타면서 인증샷의 명소가 됐다. 사진 인터넷 캡처

홍콩의 사우스차이나포모닝스트, 영국의 더타임스 등은 지난 18일과 19일 나란히 이 문제를 보도하며 관심을 보였다.

문제가 된 바위는 노르웨이의 유명한 관광지 ‘트롤의 혀’처럼 생겼다. 마치 혀를 불쑥 내민 것처럼 위태롭게 허공에 둘러싸인 낭떠러지다. 중국 허난성 안양 지역에 있는 이 바위는 수년 전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매년 수천 명의 관광객을 불러모았다.

중국 지방정부는 비경을 지키는 것보다, 관광객이 다치는 위험을 회피하는 선택을 했다.

중국 지방정부는 비경을 지키는 것보다, 관광객이 다치는 위험을 회피하는 선택을 했다.

중국 정부 관리는 “많은 관광객이 절벽 끝으로 다가가 사진을 찍는다. 그건 정말 위험하다. 그래서 파괴했다.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다”고 설명했다. 절벽 근처에 ‘절벽에서 균열이 발생했다. 절벽은 안전하지 않다. 사고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는 안내판을 게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게 정부 관리의 설명이다.

보기만해도 아찔한 기분이 드는 절경은 당국의 결정에 의해 간단히 사라졌다. 안전해졌지만, 더 이상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절벽이 돼버렸다.

파괴된 후의 모습. 사진 인터넷 캡처

파괴된 후의 모습. 사진 인터넷 캡처

절벽을 파괴한 정부의 결정에 대해 찬반을 묻는 온라인 투표도 이뤄졌다. 2만2000명은 정부 당국이 절벽을 없앤 것이 적적한 행동이었다고 투표했다. 7300명은 자연 그대로 보존 했어야 한다고 했다. 찬성이 반대보다 약 3배 많았다.

일부는 지방 정부가 절벽에 관광객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좀 더 효과적인 수단을 썼어야 한다며, 문제 원인을 손쉽게 파괴해버린 행정 편의주의를 질타했다.

공산당을 대변하는 중국 인민일보는 관광객을 비판했다. 인민일보는 “겉으로는 절벽을 파괴한 게 지방 정부로 보인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절벽을 파괴한 것은 무책임한 관광객”이라며 “관광객이 시험한 건 그들의 용기가 아니다. 목숨을 걸고 규칙을 무시하는 그들의 안전 불감증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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