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 반복·훈련… 타인 배려법 가르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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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IQ(지능지수)를 넘어 EQ(감성지능 지수)가 주목을 받았다. 최근 들어선 SQ(사회지능 지수)가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복잡한 세상에서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제대로 인식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가며 좋은 결과가 나오게 하는 능력, 이것이 바로 사회지능이다. 사회지능이 다른 지능에 우선하며 현대 사회의 절대적인 성공 요소라는 것이다.
SQ는 미국의 심리학자 에드워드 손다이크가 IQ 검사에 대한 관심이 사라질 즈음 처음 공식화했다. SQ, 즉 사회지능 지수란'남자와 여자를 이해하고 다루는 기술'로 '우리 모두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개인이 가진 감성과 내적 잠재력이 관계를 맺는 개체들로 확장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개개인을 넘어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실제로 나타나는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편협함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이해관계까지 최대한 고려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관점을 넓히면 넓힐수록 우리는 사회지능의 틀 안에서 감정이입이나 관심과 배려와 같이 인간관계를 풍요하게 만드는 능력들을 발견할 수 있다.
SQ를 잘 계발한 아이들의 예를 들어보자.
열두 살 동갑내기 세 아이가 체육 수업을 받기 위해 운동장으로 가고 있었다. 운동선수같이 체격이 좋아 보이는 두 친구가 다소 뚱뚱한 다른 친구의 뒤를 따라가며 낄낄거렸다.
"그러니까 그 몸으로 축구를 하시겠다고요."
뒤따라오던 두 아이 중 하나가 놀리는 말투로 비꼬았다. 사춘기 남자아이들의 사회적 감성으로 보면 금세 싸움으로 번질 상황이었다. 뚱뚱한 아이는 대결의 순간에 자신을 무장하려는 것처럼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두 친구를 향해 돌아서더니 차분하고 무미건조한 어조로 말했다.
"맞아, 해보려고 그래. 잘하진 못하지만." 잠시 있다가 그는 덧붙였다. "그런데 그림은 잘 그려. 뭐든 말해봐. 거의 진짜처럼 그려줄 수 있으니까." 그리고는 그를 놀렸던 아이를 향해 말했다.
"넌 정말 축구를 잘하더라. 끝내주더라고. 나도 그렇게 잘할 수 있으면 좋겠어. 하지만 지금은 별 볼일 없어. 열심히 하다 보면 나아지겠지."
그러자 조금 전까지 놀리던 것이 아주 무색해진 다른 소년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너도 그렇게 나쁘지 않아. 내가 몇 가지 기술을 가르쳐줄게."
이 짧은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는 행동 속에서 사회지능이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볼 수 있다.
친구에게 놀림을 받은 뚱뚱한 남자 아이는'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말로써 오히려'우정'을 만들어 냈다. 축구는 잘 못하지만 그림은 잘 그리는 꼬마 화가 소년이 SQ를 통해 짓궂은 친구의 놀림과 적대적인 감정을 아름답고 긍정적인 관계로 변화시킨 것이다.
세계적 심리학자인 대니얼 골먼의 주장에 따르면 성공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 SQ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고 한다.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 공감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 겸손한 사람, 격려해줄 줄 아는 사람 등. 모두 SQ가 높은 사람이다.
사회 적응력의 측정계인 SQ는 IQ와 달리 선천성보다는 후천적인 요소가 많다. 또래의 3~4세부터 바탕을 만들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성이 좋은 아이가 적응력도 높으며 자신의 재능에 알맞게 실생활에 투자하고 계발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사회가 요구하는 원만한 대인관계와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 옳고 그름의 판단력, 적응력과 실천력 등을 갖춘 사회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SQ를 키우기 위해서는 유아기부터 차근차근 꾸준한 반복과 훈련에 의해 자연스럽게 SQ를 키워야 한다. SQ를 키운다는 것을 크고 어렵게 생각하기보다는 우리 아이들이 사회적 리더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가정에서부터 타인을 배려하고 상대방에 대한 감정을 긍정적으로 인정하고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하나씩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반복적이고 꾸준한 훈련과 학습을 통해 IQ, EQ와 더불어 SQ를 조화롭게 이끌 수 있도록 해 우리 자녀들이 국제적인 리더로 성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031-716-5009, www.wizisland.co.kr

이혜진 ㈜위즈코리아-위즈아일랜드 교육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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