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계수가 황진이에 선물한 '복령' 피부에 으뜸공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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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깨끗한 피부, 고운 얼굴에 대한 바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KBS 드라마 황진이에 등장하는 기녀들의 피부에 관한 노력은 가히 진시황의 불로장생을 향한 집착에 버금간다. 나이를 불문하고 옛 여인들이 자신들의 피부를 가꾸기 위해 집착한 자연 미용재료는 어떤 것들일까?

지난 16일 방영된 KBS 드라마 황진이에서 벽계수가 황진이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보낸 선물에 힌트가 있다.

그는 삼작 노리개, 금은보화를 비롯해 건강을 위한 흑홍삼을 보냈다. 그리고 또 하나 고운 얼굴로 가꾸라고 ‘복령’까지 챙기는 세심함을 과시한다.

옆에 있던 중년의 개똥어멈이 갖고 싶어 탐내던 복령은 과연 무엇일까?

복령은 베어 버린 소나무 뿌리에 3~4년에서 15~16년에 걸쳐 기생하여 혹처럼 크게 자란 균핵이다. 큰 것은 어린애 머리만하며 그 정체는 식물학상 기생성균체로 밝혀지고 있다. 속이 흰 것은 백복령이라 하고 분홍빛인 것은 적복령이라 한다.

고대 중국인들에게는 불로장생의 영약으로,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신들이 즐기는 특별한 음식으로 여겨졌던 버섯으로 근래에 들어서는 각종 효능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복령은 장기복용하면 얼굴이 홍안소년과 같아진다고 동자초(童子草)로 불리기도한다. 선경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돼 있다. ‘음식 대신 먹으면 좋다. 정신을 맑게 하고 혼백을 안정시키며 살을 찌개 하고 대소장을 좋게 하며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또 영기를 고르게 하고 위를 좋게 하므로 제일 좋은 약이며 곡식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다’

복령은 습기가 체내에 머물지 않도록 배출시키고, 소화기능을 튼튼하게 하며 정신신경계통을 안정시키는 등의 효능을 지니고 있다.

또 살결을 아름답게 하고 주근깨를 없애준다. 이 때문에 약방의 감초와 쌍벽을 이룰 만큼 한약처방에 널리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화장품, 음료, 술, 차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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