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걸린 승용차 강도/경보ㆍ호신장비 불티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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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가스총ㆍ충격감지기까지/비밀번호 시동 장치도 설치
승용차 강도가 잇따르면서 자가운전자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자가운전자를 노리는 승용차강도는 미국ㆍ이탈리아 등 서양에서는 오래전부터 일반화된 범죄였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자가운전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수입된 신종범죄로 최근들어 부쩍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까지 택시강도가 차량강도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택시운전사의 경우 하루 수입액밖에 갖고 있지 않기때문에 돈을 비교적 많이 갖고 다니는 자가운전자들을 노리는 승용차강도가 빈발하고 있다는게 경찰의 분석의다.
특히 승용차강도는 차량까지 빼앗고 번호판을 바꿔 달기 일쑤여서 범인들은 기동력과 함께 손쉬운 은신처 물색 등으로 완전범죄를 노리고 있다.
이처럼 승용차강도가 빈발하자 자가운전자들은 차에 특수경보장치ㆍ잠금장치를 하거나 가스총 등 호신장비를 휴대하고 다니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자동차 수리센터 등에는 차가 충격을 받거나 강제로 문이 열릴 경우 사이렌소리가 나고 헤드라이트가 깜박거리는 경보장치나 비밀번호를 눌러야만 차의 시동이 걸리는 안전장치를 설치하려는 자가운전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 명일동 명일오토타운 종업원 강임현씨(29)는 『하루 5∼6명씩 찾아와 강도때문에 어쩔수 없다며 특수경보ㆍ잠금장치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역삼동 신성카인테리어 상무 송형기씨(37)는 『차량강도ㆍ절도를 막기위해 하루 3∼4명이 찾아온다』고 말하고 『특히 여성운전자의 경우 가스총을 차안에 갖고 다니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운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특수장치는 강제로 차문을 열거나 차에 충격을 줄 경우 경보음이 울리고 헤드라이트가 켜지는 것으로 가격은 6만5천∼24만원 정도다.
또 브레이크를 조작해 비밀번호를 모르면 차를 몰고갈수 없도록 하는 장치도 5만∼15만원이나 되지만 설치하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
이밖에 최근 개발된 1만5천원짜리 충격감지기는 차체에 손을 대거나 접촉사고를 내면 소리가 나도록 되어 있다.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강모씨(47ㆍ회사원)는 『운전석밑에 가스총과 호루라기를 숨겨두고 있다』고 말하고 『아내가 차를 몰고나갈 경우 접촉사고가 나도 주변에 사람이 모일때까지 절대로 차문을 열지 말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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