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22일 여권의 자진 사퇴 압박에 대해 “임기는 우리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법률에 의해 정해준 것이고 국민이 정해준 국민의 명령”이라며 임기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신을 둘러싼 ‘버티기’ ‘알박기’ 논란에 대해서도 “‘버티기’가 아니라 국민이 지키라고 정해준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그런 용어는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전 위원장은 “초기에는 고민을 안 한 게 아니다”면서도 “국민권익위라는 기관의 역할, 독립성, 중립성 등을 고민하면서 임기를 마치는 게 법치주의에 부합한다고 생각했다”고 의사를 굳힌 배경을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정권 차원에서 사퇴 압박, 표적 감사를 통해 기관장 임원을 물러나게 해 대법원의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가 있다”며 자신을 향한 퇴진 압박을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빗댔다.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이던 2017년 기자와 판사에게 저녁을 대접한 일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역공을 하기도 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이 “특검 수사팀장이었던 윤 대통령이 당시 기자와 판사에게 (접대)한 것이다. 직무 관련성이 있고 3만 원 이상이면 청탁금지법 위반이죠”라고 묻자, 전 위원장은 “그럴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답했다. 전 위원장은 다만 “구체적으로 음식물 가액이나 참석한 분들의 숫자라든지, 구체적 사실관계가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끝났는데 아직도 정무직 자리를 지키는 이유가 무엇인가. 여기 계실 게 아니라 물러난 문 전 대통령 곁으로 가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