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장례 특별전 개최 민속박물관장 이종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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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상·장례는 조상과 자손들을 영원히 만나게 하고 교감하게 하는 우리의 독특한 문화유산입니다.』
「영원한 만남」이란 부제로 지난달 말부터 오는 26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실에서 한국상장례 특별전이라는 지금까지 전혀 없던 색다른 전시회를 열고 있는 이종철(46) 민속박물관장의 말이다.
그는 상·장례 중 망자의 한과 부정을 덜고 미련 없이 저승에 가도록 비는 「씻김굿」도 생자와 사자가 죽음으로 갈라서기보다는 「서로 유대의 길을 트는 굿」이라는 색다른 풀이를 했다.
또 상례가 상주들의 슬픈 감정과 효의 관념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부계친권의 강화 등 유교 문화가 지향하는 사회질서를 담고있다는 것이다.
전시품은 국보 172호 진양 영인 정씨 묘지, 초분 등 1백60여점.
『아직 유물확보가 20%밖에 안됐고 연구인력·자료도 극히 부족한 상대입니다. 4백여개의 민속 박물관이 있는 덴마크와 스칸디나비아 3국 등 선진국 사례를 볼 때 우리민속에 대한 책임 있는 연구와 생동감 있는 역사재현 및 재조명 노력이 절실합니다.』
그는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국립민속박물관을 오는 92년까지 구 국립중앙박물관 자리로 이전, 3천여평의 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의식주·농경·신앙문화실과 영상자료실·개가도서실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학에서 고고 인류학을 전공하고 문화재 관리국 학예사로 출발, 25년여 동안 민속학을 연구해 온 이 관장은 대학에 출강도 하고 있다. 특히 장승·당산제, 성 신앙 등에 권위 있는 전문가다.
그는 『우리 모두에게 문화적인 자긍심과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며 외국사례로 볼 때 5천년역사는 틀림없이 무궁무진한 관광자원이 될만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글 배유현 기자 사진 최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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