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골다공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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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뼈가 푸석푸석해지고 심지어 구멍까지 생기는」끔찍한 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골다공증 혹은 골조송증으로 불리는 이 병은 노년층 인구비율이 높은 선진국형 사회에서 빈발하고 있다.
연세대의대 이현철 교수(내과)는 미국의 경우 1천5백만 명, 일본은 4백50만 명 정도가 골다공증 환자로 추정된다며『우리나라의 환자 발생 빈도도 이들 나라와 비슷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원인과 유형=골다공증은 연령에 관계없이 칼슘 부족이나 약물남용 등으로 생기는 속발성과 40∼50대 이후 인체대사기능이 떨어져 발병하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노령화에 따른 대사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골다공증은 다시 50대를 전후한「폐경기형」과 70대를 전후한「노인형」으로 나뉜다.
경희대의대 최영길 교수(내과)는『폐경기 이후 골다공증이 생기는 것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젠)의 분비 정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노인성 골다공증은 칼슘 흡수에 관여하는 활성비타민D가 노령에 따라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자는 여성호르몬과 비타민 D결핍이 중복되는 까닭에 실제 환자비율도 2:1정도로 여성에 많다.
그러나 이 같은 원인 이외에도 골다공증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로는 유전·흡연·음주·칼슘섭취 부족 등이 꼽히고 있다.
예컨대 실험에 의하면 일란성 쌍생아의 경우 한쪽에 골다공증이 발생하면 다른 쪽도 발병 가능성이 크고, 같은 연령의 노인이라도 우유를 섭취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사이에는 뼈의 밀도에 차이가 있다는 것. 즉 우유를 섭취하는 노인일수록 골다공증이 더 적다는 것이다.
또 폭주와 흡연은 골아 세포의 기능을 억제시켜 비흡연·비음주자에 비해 발병 위험성이 3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운동부족 역시 골다공증 발생의 주요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는데 아직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입원한 환자의 경우 골밀도가 계속해 떨어진다는 사실이 학자들의 관찰로 확인되고 있다.
◇증상과 치료·예방=골다공증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시린 정도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악화되면 비교적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을 입는데, 이것이 골다공증의 가장 위험한 대목이다.
치료는 칼슘을 비롯, 적절한 영양섭취와 운동을 통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증세가 심한 경우는 호르몬 주입, 칼슘 제제와 비타민D의 복용 등을 병행한다.
그러나 이중 호르몬 주입은 유방암·고혈압·자궁내막염 등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으므로 전문가의 치료를 철저히 따라야한다. 칼슘 섭취 역시 요로 결석의 위험이 있으므로 적정량을 취해야 한다.
사람은 보통 30∼40대 사이에 최대의 골밀도를 갖게 되므로 이 시기가 지나면 누구나 서서히 뼈가 약해진다. 뼈의 약화를 막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이 가장 중요하며 매일 일정량의 칼슘섭취를 염두에 두고 식사를 해야한다.
이밖에도 코티손 계통의 약물이나 이뇨제 등은 뼈의 약화를 초래한다고 알려져 있어 약물의 남·오용을 삼가는 것도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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