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손잡고"우린 한 핏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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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서로 만나보니 한 조상 한 뿌리였음을 재확인했습니다』
26일 오후3시 영호남을 잇는 남해안 고속도로 섬진강 휴게소. 양 지역의 21개 문중 대표 6백여 명이 가진 첫 만남의 자리는 지금까지 떨어져 살아온 지역간의 거리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26, 27일 이틀간 마산에서 열린「남도 한마음 축제」 에 참가한 전남의 각 문중 대표들은 마중 나온 경남문중 대표들과 한 핏줄임을 확인하는 순간 얼싸 안았다.
『먼길 오시느라 수고 많았심니더』
『우리 성지(형제) 들을 찾는 것인디 고향길이나 다름없지라이』
전남 곡성에서 막 도착한 순흥 안씨 문중의 안용씨(79)는 창원에서 섬진강 휴게소까지 마중 나온 안승중씨(59·창원시 사림동)를 끌어안고『우리는 안자미 시조 할아버지의 한 핏줄 후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남의 안씨 문중 대표 32명은 이날 첫 대면한 경남지역 문중들과 함께 남도 한마음 축제에 참가한 뒤 27일 마산시 합성동에 있는 문성공 안향 유적비와 영모재를 참배하고 창원시 지방문화재로 지정돼 자랑으로 꼽히는 안씨 문중 종가인「창원의 집」을 관람, 지역 감정의 앙금을 녹였다.
가낙 대종회가 결성돼있는 김해 김씨 문중은 경남지역 종친회가 마련해준 관광버스 편으로 전남 28개 시·군 가낙 종친회 임원 40명이 도착, 종친회 경남 부회장 김병수씨(66) 등의 영접을 받고 전남의 특산물인 담양 돗자리 40개를 선물로 건넸다.
전남의 21개 문중 대표 5백여명은 이날 오후6시쯤 경남도청에 도착, 경남지역 문중 5백여명의 환영속에 도민 홀에서 친선 교류회를 가졌다.
이날 최일홍 경남지사는『한 핏줄 한마음으로 문중들이 전남·경남 양 지역 화합의 주체가 되어달라』고 당부하고『화합』이라는 구호를 일제히 외쳐 분위기를 돋웠다.
이어 최인기 전남지사도『떨어져 살아도 종친은 뿌리가 하나임을 새삼 느낀다』면서『경남지사는 본관이 전주이고 전남지사는 경주지만 각각 경남·전남에서 살고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푸짐한 음식을 서로 권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된 친교회는 열기가 뜨거워지면서부터 90여명이 참석한 기성(옛 거제) 반씨 문중이『목포의 눈물』을 합창한데 이어 밀양 박씨와 수원 백씨 문중을 비롯, 참석자들이『고향의 봄』을 합창해 뜨거운 혈육의 정이 4백여평의 도민 홀을 출렁이게 했다.
친교회에 이어 오후8시부터는 마산 실내 체육관에서 양도 기관 단체 대표 1천9백여명과 종친회 1천명 등 경남·전남지역 도민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남도 한마음 친선의 밤」이 개막돼 화합의 열기를 한층 무르익게 했다.
27일 오전 11시20분부터는 마산 종합 운동장에서「남도한마음 축제」개회식과 함께 경남 남해 신랑 양기석씨(25·화천기계 사원)와 전남 곡성 신부 안삼녀씨(23)등 영호남 부부 10쌍이 양 도민의 축복 속에 합동 결혼식을 올려 이번 남도 한마음 축제의 의미를 더욱 뜻깊게 했다. <마산=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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