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충분한 숙의 과정 거쳐 개혁안 마련해야…필리버스터, 아직 논의 안 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대표단회의에서 배진교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의 캐스팅 보트인 정의당이 21일 검찰개혁 중재안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를 권한·기능의 분리와 함께 조직과 수사역량의 재편도 함께 추진하자는 내용이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경개혁 추진 방식과 관련해 "2차 검경개혁 등 형사사법체계 개편은 이해 당사자를 포함한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 종합적 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은 앞서 대표단-의원단 연석회의를 열어 검경개혁과 관련된 정의당의 입장을 토론하고 논의해왔다.

배 원내대표는 검경개혁의 기본 방향과 주요 내용에 대해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하되 권한과 기능만이 아니라 수사 역량 등 조직 분리를 함께 추진한다 ▲경찰 등 수사기구의 수사에 대한 검찰, 법원, 시민에 의한 통제와 견제 수단을 강화한다 등의 원칙을 제시했다.

또 ▲과대화된 수시기관의 권한 분산을 위해 수사경찰과자치경찰, 수사와 정보 단위의 분리, 국가경찰위원회 등 실효성 있는 민주적 통제 방안을 제도화 한다 ▲수사권 기소권 분리 및 수사권 통제방안과 별도 수사기구 설치, 경찰 개혁 과정에서 수사공백을 막기 위해 충분한 기간의 준비 및 이행기를 둔다 등도 제안했다.

배 원내대표는 검경개혁 추진 방식에 대해 ▲1차 수사권 조정과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등에 대한 평가가 우선돼야 한다 ▲2차 검경개혁 등 형사사법체계 개편은 이해 당사자를 포함한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 종합적 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 등 원칙을 내놨다.

그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관련 당론에 대해서는 "국회의장이 출장도 보류한 채 중재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국회의 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에 있어서는 필리버스터 포함한 표결에 대한 내용은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관련 입장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오늘 저희들이 입장을 발표했고, 민주당, 국민의힘의쟁점사안을 정리해오라는 의장 요청이 있었다"며 "쟁점 사항 관련해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을텐데 그러한 쟁점사안에 대해서 원내에서 정의당의 입장을 충분히 얘기할 생각"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시행 1년 유예안' 불수용시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1년 유예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이번에 검찰개혁, 형사사법 체계를 어떤 방향으로 잡을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인 거 같다"고도 답했다.

그러면서 "최근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났을 때 처음 민주당 안보다는 다양한 방법에서 형사사법체제를 개편하겠다고 얘기한 바 있고,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검찰개혁, 형사사법체제 개편에 이런 방향 담겨야 한다고 우선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배 원내대표는 '후속 입법 논의에 시간이 필요한데 4월 국회에서 처리하게 되면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는 지적에는 "숙의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숙의하는 내용, 사안 이런 부분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저희들이 입장을 충분히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방식으로 간에 가결 되든 안 되든 이 방향이 반영된다고 한다면 어쨌든 국회안에서는 이것을 논의할 수 있는 특별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