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쌀 많이 먹어 농민 도우세요" 11월 11일은 가래떡의 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11월 11일이 무슨 날인 줄 아세요? 청소년들은 대부분 '빼빼로 데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하지만 달력에는 '농업인의 날'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11월 11일을 한자로 적으면 土월土일(十一월十一일)이 된다는 점에 착안, 농업의 가치를 알리고 농업인을 격려하기 위해 정부가 1996년 법정기념일로 지정한 거죠.

빼빼로 데이의 유래는 90년대 중반 부산 지역 여중생 사이에 "'1'자처럼 날씬해지라"는 뜻으로 '1'자를 닮은 빼빼로 과자를 선물로 주고받은 게 전국적으로 번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청소년 사이의 유행이 국가지정 기념일을 무색하게 만든 것이죠.

하지만 올해는 좀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정부와 주부단체 등이 '11월 11일을 빼빼로 데이가 아닌 가래떡의 날'로 라는 캠페인을 벌이며 '농업인의 날'을 되새기자고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빼빼로처럼 가래떡도 '1'자처럼 생긴 데 착안했답니다.

경남 거제시의 주부단체인 우리음식연구회 회원 30여 명은 10일 400만원어치의 가래떡을 만들어 거제고교 등 4개 고교생 3400여 명에게 나눠주며 '가래떡의 날'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농림부는 8일 경기도 부천시 도당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세계에서 가장 긴 가래떡(1111m)을 만들어 학생들과 불우이웃에게 나눠주며 '농업인의 날'의 의미를 되새겼답니다.

네티즌들의 호응도 대단합니다. 한 포털사이트에 "빼빼로가 몇 억원어치 팔렸다는 기사 대신 우리 쌀이 몇 만 가마 소비됐다는 뉴스를 접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이 오르자 일주일여 만에 1300여 건의 찬성 댓글이 달렸습니다.

울산=이기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