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 데이의 유래는 90년대 중반 부산 지역 여중생 사이에 "'1'자처럼 날씬해지라"는 뜻으로 '1'자를 닮은 빼빼로 과자를 선물로 주고받은 게 전국적으로 번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청소년 사이의 유행이 국가지정 기념일을 무색하게 만든 것이죠.
하지만 올해는 좀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정부와 주부단체 등이 '11월 11일을 빼빼로 데이가 아닌 가래떡의 날'로 라는 캠페인을 벌이며 '농업인의 날'을 되새기자고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빼빼로처럼 가래떡도 '1'자처럼 생긴 데 착안했답니다.
경남 거제시의 주부단체인 우리음식연구회 회원 30여 명은 10일 400만원어치의 가래떡을 만들어 거제고교 등 4개 고교생 3400여 명에게 나눠주며 '가래떡의 날'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농림부는 8일 경기도 부천시 도당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세계에서 가장 긴 가래떡(1111m)을 만들어 학생들과 불우이웃에게 나눠주며 '농업인의 날'의 의미를 되새겼답니다.
네티즌들의 호응도 대단합니다. 한 포털사이트에 "빼빼로가 몇 억원어치 팔렸다는 기사 대신 우리 쌀이 몇 만 가마 소비됐다는 뉴스를 접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이 오르자 일주일여 만에 1300여 건의 찬성 댓글이 달렸습니다.
울산=이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