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합의한다면 거국 중립내각 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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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국회에서 주요 입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고 여야가 내각 구성 방안에 합의한다는 전제 아래 거국 중립내각 구성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9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언급한 관련 내용 요지.

"국회가 주요 국정 과제들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정상적으로 처리해 준다면 대통령은 거국 중립내각이든, 관리 내각이든 여야 대표들과 협의할 용의가 있다. 다만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는 담보와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여야 간 합의가 우선돼야 하며, 그런 조건이 충족됐을 때도 내각 구성에 대해 여야가 합의해 (대통령에게)요청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과 총리가 이 문제에 대해 10월 말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하지만 여야 간 합의를 이뤄낸다는 게 쉬운 문제겠느냐는 판단 때문에 청와대가 제안을 유보해 오던 상황이었다."

한명숙 총리도 이날 오전에 열린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의 중립내각 구성 요구와 관련해 "여야가 내각의 구성이나 절차.실효성에 대해 정말 합의해 책임 있는 요청을 해 온다면 얼마든지 대통령에게 건의할 용의가 있다"며 "대통령은 그 부분에 대해 마음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청와대가 한나라당의 뜻을 왜곡하면서 면피용 꼼수를 부리고 있는데 우리는 내각에 참여하거나 각료 인선에 관여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강재섭 대표가 어제(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말한 관리형 내각이란 '정치 내각'이 아니라 '안보.경제 전문 내각'"이라고 말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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