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이스라엘에 보복 위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장거리미사일 발사” 경고/부시 “페만 연계술책” 비난
【니코시아ㆍ워싱턴ㆍ예루살렘 외신종합=연합】 이라크를 비롯한 아랍권 국가들은 9일 이스라엘 경찰이 팔레스타인인 21명을 사살한 사건과 관련,이스라엘과 미국을 강력히 규탄했으며 이 지역의 급진적 단체들은 이들 두 국가에 대한 보복과 성전을 선언하고 나섰다.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9일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을 「지옥」으로 보다 접근하게 만들었다고 비난하면서 수백㎞의 사정거리를 갖는 이라크의 신예미사일은 「심판의 날이 올 때 악마의 목표물」을 향해 발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대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라크 집권 바트당은 『아랍은 이번 범죄를 계기로 예루살렘등 모든 성지를 해방시킬 것』이라고 다짐했으며 당기관지 알 타우라도 『아랍은 이같은 범죄행위에 보복할 능력이 있으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외무부의 하무디대변인은 『이번 범죄는 팔레스타인 문제등 중동지역의 제반분쟁과 페르시아만 사태를 포괄적으로 연계하자는 후세인대통령의 8월12일 제의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강대국들과 유엔은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보장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이란 외무부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측이 페르시아만 사태와 서방군대의 주둔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안전보장이사회에 대해 이스라엘의 인권위반으로부터 팔레스타인인들을 보호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시 미대통령은 이에대해 이스라엘의 강경조치를 비난하고,그러나 이 발포사건을 페르시아만 위기와 연계시키려는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노력을 일축했다.
부시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라크대통령이 이 「불행한 사건」을 이용해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연관시키려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그가 이 두 문제를 연계시키려고 하더라도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이것이 성공을 거둘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미정부관리들은 미국이 이번 예루살렘 사건과 관련,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을 거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밤 회의를 재소집해 각국의 입장을 추가로 청취한 뒤 표결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경찰의 발포로 21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고 1백50명이 부상한데 대한 아랍인들의 항의를 봉쇄하기 위해 사건 다음날인 9일 유혈사건이 발생했던 회교와 유대교 성지인 마운트사원을 봉쇄하고 점령지역에 철저한 통금을 실시했다.
이같은 조치로 이스라엘 점령지역인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의 많은 지역들이 통금이 실시되고 있거나 마을들이 봉쇄됐으며 수개 마을과 난민수용소에서는 충돌이 벌어져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13명의 아랍인들이 또다시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