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의학상/미 머리­토머스 수상/신장ㆍ골수이식의 개척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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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스톡홀름 외신종합=연합】 올해 노벨의학상은 신장이식ㆍ골수이식 등 장기이식 분야의 개척자인 미국의 조제프 E 머리박사(71ㆍ보스턴시 브리검 여성병원)와 E 도널 토머스 박사(70ㆍ시애틀시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센터)가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스웨덴의 카로린스카연구소가 8일 발표했다.
머리 박사는 지난 54년 세계 최초의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했으며 장기이식에서 문제되는 조직거부 반응을 발견하고 조직적합성항원검사(HLA) 방법 등을 개발,장기이식 성공률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토머스 박사는 70년대 초 최초로 골수이식 수술에 성공함으로써 백혈병과 재생불량성 빈혈 등과 같은 면역체계의 질병에 대한 치료법 개발에 큰 업적을 남겼다.
시상식은 12월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리며 상금은 69만5천달러(약 4억9천6백만원)로 두사람이 나눠 갖게 된다.
◎노벨의학상 수상자 업적/면역 거부반응 연구성과 머리/백혈병ㆍ빈혈치료길 열어 토머스
금년도의 노벨의학상은 통상 기초 분야에 주어졌던 관례를 깨고 이례적으로 임상 분야에 돌아갔다는 점에서 국내외 임상의학자들에게도 노벨상에 대한 기대를 갖게한 점이 특기할 만하다.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미국의 머리 박사와 토머스 박사는 「의학기술의 꽃」으로 일컬어지는 장기 및 골수이식 분야에 새 지평을 연 대가들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머리 박사는 매서추세츠주 밀포드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54년 일란성 쌍둥이간의 신장이식 수술에 세계최초로 성공,환자를 24년간 정상생활토록 한 명의다. 뿐만 아니라 장기이식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면역거부 반응문제를 해결키 위해 임파선에 X레이를 쬐는 「전신방사선 조사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같은 시도는 면역억제제의 연구개발에 활력소로 작용,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탁월한 약제의 등장을 가져와 신장이식 환자들의 1년 생존율을 80%로 높였다. 그의 업적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지난 69년 가톨릭의대 이용각 교수팀의 첫 신장이식 수술 성공 등을 통해 지금까지 2천명 이상의 신부전 환자들이 의술 혜택을 받았다.
한편 토머스 박사는 지난 70년대 초 골수이식 수술에 성공,백혈병과 재생불량성빈혈의 치료길을 텄다(현재 치료성공률 각 50%,70%). 워싱턴주 시애틀시에서 태어나 텍사스대를 거쳐 역시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또 조직적합성항원(HLA)검사법을 개발,이식 때의 거부반응을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국내에서도 이 방법에 대한 연구가 서울대 박명희 교수팀에 의해 지난 6월 본격화됐다. 이들의 수상으로 미국은 20세기의 의학상 수상자 1백50명중 69명을 배출,이 상을 거의 휩쓸고 있는 셈이 됐다.<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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