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 "부정한 청탁이 있기만 하면 그 자체로 배임수재죄는 인정되고, 뇌물사건에서 영득(領得.처분해 이득을 취하는 것) 의사가 없다면 곧바로 반환해야 하나 그렇게 하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영득 의사도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공천에 도움을 준 적이 없어 원심에서 판단한 '매관매직(賣官賣職)' 사건으로 보기 힘들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국회의원의 경우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 일반 형사사건에서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따라서 박 의원은 대법원에서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박 의원은 한나라당 시당위원장 시절이던 올 1월 부인 신은경(48)씨가 고(故) 성낙합 전 중구청장의 공천을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같은 당 여성간부 장모(59.여)씨에게서 명품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장씨가 건넨 물건은 밍크털로 장식된 로베르토 카발리 코트(499만8000원), 샤넬 핸드백(230만원), 루이13세 코냑(300만원), 세이블 캐시미어 숄(100만원), 발렌티노 스카프(50만원), 남성용 구찌 머플러(40만원), 발렌티노 숄(30만원), 페라가모 넥타이 2개(각 12만원) 등 여덟 가지(총 1200여만원어치)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중 코트와 양주, 넥타이 등 세 가지만 인정해 총 823만8000원어치만 받은 것으로 결론 냈다. 재판부는 "나머지는 장씨의 말에 신빙성이 없고 물건을 팔았다고 증언한 판매상들은 장씨와 친분관계가 있던 이들이라 진술을 믿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민동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