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침」 스탈린이 승인/김일성 49년 방소때 계획 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흐루시초프 회고록서 판명
【워싱턴=문창극 특파원】 김일성은 49년 소련을 방문했을 때 완전한 남침계획을 준비,스탈린의 승인을 얻은 사실이 흐루시초프 전 소련공산당 서기장의 세번째 회고록에서 밝혀졌다.
지금까지 6ㆍ25 발발 원인에 대해 남침설ㆍ북침설ㆍ남침유발설 등 견해가 구구했으나 흐루시초프의 이같은 증언으로 전쟁원인에 대한 규명은 일단락됐다.
미 리틀브라운사가 최근 발간한 『흐루시초프회고록,글라스노스트(개방)테이프』라는 제목의 흐루시초프 세번째 회고록에서 그는 『우리(소련)는 한국전쟁이 남한의 주도로 시작됐다고 오랜 세월 주장해 왔으나 나는 역사를 위해 진실을 말하겠다』고 전제한 뒤 『전쟁은 김일성 동지의 주도로 시작됐으며 스탈린과 그밖의 많은 사람들이 이를 지원했다』고 밝혔다.<관계기사 3면>
흐루시초프는 『1949년 모스크바를 방문한 김일성은 완전한 대남 공격계획을 갖고 왔었다』고 말하고 흐루시초프 자신을 포함,스탈린 등 소련 수뇌진과 북한의 대표단이 함께 스탈린 별장에서 가진 만찬석상에서 남침의 최종결정사실이 공개됐다고 밝혔다.
김일성은 남한 국민들은 이같은 사태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분명히 북한을 지지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고 흐루시초프는 회고했다.
이같은 결정이 있은 뒤 스탈린은 소련의 참전을 비난할 것을 두려워하여 당시 불가닌 국방장관을 불러 북한군 사단들에 배치된 모든 소련 고문단을 본국으로 소환할 것을 지시했다고 흐루시초프는 말했다. 그는 이같은 지시가 북한의 전력을 많이 약화시켰으며 북한이 전쟁에서 패배한 한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낙동강전선 상황을 지적,『김일성은 인력과 장비,특히 탱크의 손실이 많아 마지막 밀어붙일 힘이 없었다』면서 『탱크 1개사단만 더 있었다면 전쟁을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