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선행학습보다 심화문제 파고 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2007학년도 외국어고 입시에서 서울 명덕외고에 수석 합격한 이혜린((左).고양 장성중 3)양과 경기 명지외고에 수석 합격한 오승제(고양 화수중 3)양이 자신들의 학습 비법에 대해 얘기하며 활짝 웃고 있다. 안성식 기자

서울.경기지역 외국어고의 일반전형 합격자 발표가 마무리됐다. 이번 일반전형은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높아졌다. 그 때문에 변별력 확보를 위해 체감 난이도가 높아질 것이란 걱정이 많았고,실제로 현실화됐다. '영어듣기' 문항은 빨라지면서 까다로워졌다. 또 '영어독해'까지 보는 경기지역 외고에선 어휘력이 고 2~3학년 수준(8000개)을 요구하는 장문의 지문이 나와 시간 부족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창의.사고력 문제에서 경우의 수 등 추론문제가 눈에 띄어 유사문항을 접하지 못한 수험생들은 다소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합격자들은 여전히 내신과 주요 과목 관리, 마인드콘트롤을 강조했다. '어려우면 다같이 어렵다'는 거다. 서울 명덕외고에 수석 합격한 이혜린(15.고양 장성중 3)양과 경기 명지외고에 수석 합격한 오승제(15.고양 화수중 3)양의 비결도 다르지 않았다. 그들의 평소 학습법을 들어봤다.

▶언어.사고력 평소 역사책 등 틈틈이 봐야 구술면접에 도움

▶오=다른 애들이 종합학원에 다녀도 흔들리지 말고 영.수에 집중하면서 읽고 싶은 책을 실컷 볼 것을 추천한다. 지식이 아닌 사고력 측정 유형이 많아 평소 독서가 중요하다. 엄마가 교과내용과 관련 있는 책을 구비해주셔서 항상 책을 달고 살았는데 언어사고력 뿐 아니라 영어독해에도 도움이 됐다. 시험에 임박해서는 '대학생을 위한 한국 문학 전집' 시리즈를 읽으며 동시에 문법 출제에 대비해 '생활국어' 3개년 교과서를 읽고 정리했다. 교과서는 절대 버리지 마라.

▶이=초등학교 때부터 특목고에 관심을 갖고 차근차근 영.수 위주로 학과공부를 했다. 언어나 영어지문 모두 단편지식이 아니라 수능식의 문제가 출제된다고 본다. 평소 틈틈이 찾아본 역사책 등이 구술면접까지 쭉 도움이 됐다. 물론 시조와 사자성어, 속담은 따로 틈틈이 봐둬야 한다.

▶영어 별도 공부 가장 많이 … 토플 수준으로 듣기. 문법 골고루

▶이=영어는 학생들 실력이 모두 중학교 수준을 뛰어 넘기 때문에 별도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나는 토플을 대비하며 듣기와 독해, 자신없던 문법을 다졌다. 생각을 요약해서 글로 옮기는 영어 에세이 연습은 영작문 뿐 아니라 글에도 큰 힘이 된다. 일주일에 500여 개씩 단어장을 만들고 주말마다 자습을 하면서 단어장을 다시 들여다봤다.

▶오=중 1학년 때 영어마을 체험이 자극이 돼 토플공부를 시작했다. 시험 때를 제외하고 평소에는 거의 영어.수학에 바쳐야 할 정도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수능이나 토플 수준의 듣기.독해.문법을 골고루 했다. 라디오 AP뉴스를 들으면서 받아쓰기도 1년 이상 해서 속도가 빠른 문장도 제법 훈련이 됐다. 지문이 긴 듣기는 메모를 해가며 들어야 한다.

▶내신 관리 시험 3주 전부터 주력 … 중2부터 평균 95점 유지해야

▶오=내신 반영률이 낮아진다 해도 지필고사 부담을 덜려면 좋은 내신을 받아둬라. 1학년 때 100등까지 떨어졌던 나는 2학년 들어 외고 입시를 보는 선배들을 보고 정신을 차렸다. 그러나 결국 세 학기 평균 내신점수에서 상위 10%대로 떨어지면서 늘 불안함을 안고 살았다. 내신은 시험 3주 전부터 주력하면 된다. 수업시간에 최대한 집중해야 막판 부담이 줄어든다. 교과서를 3~4번 정독하고 문제집을 풀어본다. 사고력 문제에 대비하려면 유사 문제집을 많이 풀어야 적응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내신 망쳐도 영.수만 잘하면 들어간다'는 소문이 퍼져있지만 영.수 잘하기가 더 어렵다. 오히려 좋은 내신 점수를 받아두는 게 장기적으로 더 편하다. 중 2때부터 적어도 평균 95점 이상을 유지하는 게 좋다.

▶창의.사고력 쉬운 문제부터 단계별로 풀고 오답노트 활용을

▶오=수학은 그래도 '10 가.나' 과정까지는 선행해야 된다고들 한다. 나는 '10 가'까지만 하고 비중이 커지는 창의.사고력 문제에 몰두했다. 평소 기출문제를 풀다가 시험 직전에는 교과서를 쌓아 놓고 심화문제 중심으로 정리했다. 올해 특별전형 기출문제인 '밭을 매고 있는 농부가 돼서 애매하게 생긴 밭에 직선을 그어 넓이가 같도록 만들어라'는 문제는 교과서 심화과정에도 있던 거였다. 이런 심화문제는 학교에서 안 풀어줘도 혼자서 또는 학원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꼭 풀어봐야 한다.

▶이=선행학습보다 풀어본 문제 수의 절대량이 중요하다. 쉬운 문제집부터 경시수준의 어려운 문제집까지 단계별로 풀었다. 취약점인 '퀴즈형' 사고력 문제는 오답노트를 만들어 선생님께 첨삭지도까지 받았다. 실전에서 모르는 문제는 빨리 넘겨야 시간 안배를 잘 할 수 있다. 특별전형에서 떨어져 엄청 실망했다. 그러나 '연금술사'에서 '진정으로 원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는 구절을 읽고 힘을 냈다. 책상정리를 하고 자주 틀렸던 유형을 파악하면서 마음을 다잡으면 합격이 눈앞에 다가온다.

이원진 기자 <jealivre@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 바로잡습니다

11월 8일자 '열려라 공부' 섹션의 1면 '더 높아진 외고의 벽, 이렇게 뚫었다' 기사의 주인공 중 서울 명덕외고 수석 합격자는 이혜림(15.장성중 3)양이 아닌 이혜린양입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