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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스타트업의 복수의결권, 찬성하십니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팩플레터30호, 2020. 11. 06.

Today's Topic
스타트업의 복수의결권에 대한 생각들

팩플러테 30호

팩플러테 30호

안녕하세요. 미래를 검증하는 팩플입니다. 이번 팩플레터 29호에 대한 설문은 아쉽게도 설문응답률이 10%가 되지 못했어요. 그래서 전체 독자분들께 메일을 드리지는 않고 설문에 응답해주신 분들께만 별도로 설문조사 결과를 알려드려요. 😍

안돼요 / 끝나버린 노래를 / 다시 부를 순 없어요

먼저 취재 후기를 여러분과 공유할까 해요. 저는 29호 레터 '스타트업의 복수의결권'을 취재한 심서현 기자입니다. 취재하면서 문득 브로콜리 너마저의 '앵콜요청금지'가 떠올랐습니다. 느낀 점이 두 가지인데요. 1. 찬/반 논리가 전에 들은 거랑 비슷하네..? 2. 찬/반 스피커(인물)도 대기업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허용 논의 때와 거의 똑같네..?!

복수의결권과 대기업(일반지주회사) CVC 허용은 유사점이 많습니다. 보수 진영이 밀었던 정책인데 이번 정부ㆍ여당에서 추진한다는 점이 그렇고, 여당 내 일부 의원과 진보 진영 시민단체가 반대한다는 점이 그렇죠. 복수의결권 국회 토론회에 갔더니, 지난 6월 CVC 토론회 패널이 거의 그대로 오셨더라고요! 😅

오너가 가진 지분보다 많은 영향력을 회사에 행사하는 부조리에 대한 '재벌 트라우마'(복수의결권 반대)와 회사 경영이 단기 투자 및 외국 자본에 휘둘리는 위험에 대한 '투기자본 트라우마'(복수의결권 찬성)의 대결로 보였습니다. 이게 한국 경제의 고질적 문제인 것은 공감하지만 양쪽 모두 새로운 논거가 아니라는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지난 레터 부제를 이렇게 달았습니다. '스타트업, 너흰 재벌과 달라?' 사회의 지지를 받으려면 요즘 창업자들은 '폐쇄적인, 불투명한, 경영권 세습하려는' 재벌과 다르다는 걸 입증해야 할 겁니다. 사회 구성원들도 선입견을 벗고 '정말 다른가?' 관심있게 봐 주고 창업가 정신을 존중해야겠지요. 제 말도 좀 뻔한가요? 😂 (사실 전부터 하고 싶었던 뉴스 서비스가 있어요.. '황희뉴스' 라고요.. 이쪽 말도 맞고 저쪽 말도 일리 있구나...)

창업자와 투자자, 서로 신뢰하면서도 견제해야 건강한 관계죠. 복수의결권 도입이 당장 어느 쪽에 유리한가보다는 '창업→ 성장→ 엑싯→ 투자 및 재창업'으로 이어지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도움이 되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나와 무관해보이는 주제이지요. 하지만 구독자님들의 생각이 궁금했어요. 그래서 레터에도 '창업 안 할 건데, 나랑 무슨 상관이지' part를 넣었답니다. 나와 반대편인 사람들이 그 입장을 선택한 이유, 관심 갖고 들여다 봐 주셨으면 합니다.

'스타트업의 복수의결권 허용' 설문 결과

팩플레터 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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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응답자의 62.5%가 비상장 스타트업에 복수의결권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고 답하셨습니다. 반면 '반대한다'는 답은 37.5%였습니다. 그렇게 판단하신 이유, 후속 질문 결과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스타트업 창업자에 복수의결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그 이유를 모두 골라 달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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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응답은 '창업가의 기여를 존중해야 창업이 활성화 되니까'(62%)였습니다. 창업자의 경영권이 안정적이어야, 더 많은 이들이 창업에 뛰어드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보신 것 같습니다. '구글 같은 장기 투자와 혁신에 도움될 것 같아서'(50%)라는 답변이 두번째로 많았습니다. 페이스북ㆍ구글(알파벳) 등 테크 기업이 각종 실험을 거듭하며 혁신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로 복수의결권을 꼽는 시각입니다. 그 다음은 '외국 투기 자본에 휘둘리는 걸 막기 위해서'(26%)였고, '저커버그처럼 경영권 지키며 투자와 기부를 할 수 있어서'(14%)를 이유로 고르신 분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이번엔 스타트업 창업자에 복수의결권 허용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답하신 분들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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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주주)의 이익이 존중되어야 하니까'(70%)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습니다. 투자자도 창업자만큼이나 회사의 가치와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했으니, 창업자의 경영권 보호가 자칫 투자자의 이익 침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는 '나중에 대기업에게 확대 적용할 것 같아서'(40%)입니다. 현 정부 안은 비상장 스타트업에만 적용됩니다. 그러나 한 번 도입하면 향후 법이나 시행령을 개정해 일반 상장사에도 적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창업자의 경영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서'(37%)라는 의견도 비슷한 비율로 나왔습니다. 창업가의 전횡과 무능을 투자자가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 조건에 벤처 투자할 이가 없을 것 같아서'라는 의견은 13%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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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신 분들에게 현재 정부가 내놓은 복수의결권 허용안에 대한 의견도 물었습니다. 정부 안은 비상장 벤처기업, 창업자이자 30% 이상 최대주주, 누적투자 100억 이상 기업에만 적용되는 등 제한을 두는 것입니다.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지금이 적당하다'(43%)였습니다. '여전히 우려된다. 더 제한해야'와 '과도한 제한이다. 좀더 풀어야'라는 반대 의견은 각각 30%, 28%로 나타났습니다.



설문 결과, 오늘도 흥미로우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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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이슈견적서 FACTPL_Explain이 담긴 레터를 발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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