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 첫 MVP·신인왕 '덥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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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티가 전혀 나지 않는 한화의 '괴물' 류현진(19)이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또 단 한 차례의 기회뿐인 신인왕까지 거머쥐어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24년 만에 처음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왕의 영예를 함께 누린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부문별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오준(삼성.홀드), 이종욱(두산.도루), 박한이(삼성.최다득점), 전준호(현대.승률), 김병주(심판), 양준혁(삼성.출루율), 오승환(삼성.세이브), 이용규(KIA.최다안타), 신상우 KBO총재, 이대호(롯데.타율, 타점, 홈런, 장타율), 류현진(한화.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뉴시스]

류현진은 2일 서울 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06 PAVV 프로야구 정규시즌 MVP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92표 중 47표를 획득해 롯데 거포 이대호(24.35표)와 삼성의 특급 소방수 오승환(24.10표)을 제치고 시가 2000만원 상당의 순금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류현진은 또 신인왕 투표에서도 82표를 얻어 KIA 한기주(8표)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류현진은 "올해 이런 큰 상을 받게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12월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내년 시즌에도 10승 이상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인천 동산고를 졸업한 뒤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정규리그에서 다승(18승)과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4개) 등 투수부문 3관왕에 올라 91년 당시 해태에서 활약한 선동열 삼성 감독 이후 15년 만에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1m89cm의 좌완 장신투수인 류현진은 최고 시속 150km대의 빠른 공과 두둑한 배짱으로 타자들을 압도함으로써 현역 시절 '국보급 투수'란 별명을 얻었던 선동열 감독을 능가할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 감독은 86년, 그리고 89년부터 91년까지 3년 연속 투수 3관왕에 오르는 등 통산 네 차례 투수 3관왕에 올랐다.

막판까지 류현진과 치열하게 MVP를 다툰 이대호는 타율(0.336), 홈런(26개), 타점(88개), 장타율(0.571) 등 타격 4관왕에 올랐지만 팀 성적 부진(정규리그 7위)의 꼬리표를 떼지 못해 내년을 기약했다. 이대호는 "류현진은 실력도 좋지만 행동도 바른, 참 좋은 후배다. 내년에는 더욱 열심히 해서 MVP를 차지하고 싶다"고 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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