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8백자 익히기「음악한자」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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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고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도 한자교육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12·12사태당시 청와대 경호실 차장 출신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예비역 육군중장 이재전씨(63)가 총 대신 한자교육의 「회초리」를 들었다.
『한자를 외래어로 봐선 안됩니다. 수천 년 동안 우리가 사용해 왔고 우리 말의 70%가 한자어 아닙니까. 때문에 한자를 모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반문맹일 수밖에 없어요.』
이씨가 「훈장」아닌 훈장노릇을 하게 된 것은 l5년 전인 6군단장시절. 영관 장교가 신문을 읽지 못해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 군단 내 영관 급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비슷한 처지의 「우장」이 많은데 충격을 받고 부터 라고 밝힌다.
『당시는 정부가 국가시책으로 앞장서 한글전용에 한창 열을 올리던 때라 일종의 「항명」인 셈이었지만 장교는 물론 사병들에게까지「상용한자 1천8백자」를 거의 강제적으로 익히도록 해 성과를 거두었지요.』
전역 후 83년 성업공사사장으로 취임한 이씨는 직원들이 한자를 몰라 반드시 알아야 할 경제·법률용어들을 제대로 이해치 못하는 것을 보고 다시 훈장기질을 발휘, 지난해10월 물러날 때까지 한자교육을 시켰고 퇴직 후에는 아예 한자교육진흥회(회원 3백여 명)를 만들어 운영중이다.
이씨는 한자를 손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과 교육보조재료 개발에도 열중, 어린이들이 즐겨 부를 수 있는 한자동요 테이프와 함께 1년이면 1천8백자를 익힐 수 있는「음악한자」를 펴내기도 했다. <글=이만훈 기자·사진="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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