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S백신 동물실험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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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금세기 안으로는 개발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백 신이 예상외로 빨리 출현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미국의 과학월간지 디스커버 9월 호는 최근 놀랄 만큼 단순한 방법으로 에이즈예방백신을 개발한 연구결과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백신개발의 주인공은 미 캘리포니아대학 에이즈연구센터의 가드너 박사 팀으로,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실험에서 완전한 예방효과를 확인했다는 것.
가드너 박사 팀이 에이즈백신 개발에 사용한 방법은 최근 유행을 이루는 분자생물학적 접근이 아닌 과거 소아마비 예방백신 개발법과 동일한 것이다.
그러나 원숭이실험에 성공했다 해서 이를 사람에게 당장 적용하기는 무리라는 점 또한 연구팀은 인정하고 있다.
첫째 문제는 「바이러스살해」과정에서 만의 하나라도 살아 남은 바이러스가 있다면 이는 예방백신이 아니라 「흉악한」감염원으로 돌변할 수 있다. 실제로 50년대에는 완전 살균되지 못한 소아마비백신을 접종 받은 어린이들이 병과 싸우기는커녕 병에 감염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둘째는 한 종류의 에이즈바이러스만을 사용했다는 점. 에이즈바이러스는 약 20여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시시각각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변덕 또한 심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여러 종류의 백신을 섞어 쓰거나 종류가 다른 에이즈 바이러스에서 공통점을 찾아내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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