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과학」 윤세명군 전국경시서 수석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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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고아로 자란 고2/「물리 최고영재」로 우뚝/“배고픔 잊으려 공부만… 외조모에 감사”
『외할머니 고맙습니다.』
제2회 전국고교생 수학ㆍ과학 경시대회(문교부주최,중앙일보ㆍ서울대 과학교육연구소주관,삼성그룹후원)에서 물리과목 최우수상을 차지한 윤세명군(17ㆍ진주 경남과학고2년ㆍ3백20만점에 2백88점)은 『채소장사를 하며 길러주신 보답을 하게돼 기쁘다』며 거듭 수석의 영광을 외할머니께 돌렸다.
경남 울주군 서생면 명산리에서 태어난 윤군은 5세때 공사판 막일꾼이던 아버지가 간경화로 세상을 떠난뒤 어머니마저 개가해 2세 위인 누이(19)와 함께 부산시 부암3동 544의2 외삼촌 신태수씨(58) 집에서 외할머니 박순녀씨(79)의 뒷바라지로 자란 소년. 외할머니가 마을 뒤편 산아래에 직접 일군 5백여평의 밭에 부추ㆍ파 등을 심어 시장에 내다판 돈으로 생활비와 손자ㆍ손녀의 학비를 대느라 하루 세끼밥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어렵게 살아야했다.
『외로움과 배고픔을 잊기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했다』고 털어놓는 윤군은 찌든 가난속에서 참고서 한권 제대로 사보지 못했지만 부산 동원국민학교ㆍ개성중학교에서 줄곧 1,2등을 다투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윤군이 물리학에 관심을 쏟게된 것은 중학교시절.
교과서 중심으로 학교수업에 충실해 온 윤군은 『암기보다 이해 위주의 학습에 열중,중학교때부터 수학ㆍ물리 등 논리적인 학문에 흥미를 갖게 됐다』고 동기를 밝혔다.
윤군의 하루는 오전6시에 일어나 학교수업외에 이튿날 오전1시까지 자율학습과 예습을 하며 틈틈이 「대학일반물리학」 「물리학총론」 등 대학에서 교재로 사용하는 물리학전공 서적을 읽고 급우들과 자주 토론을 벌이며 물리학에 대한 흥미를 더욱 높여왔다.
윤군은 포부를 『과학기술대학에 진학,이론물리학을 전공해 훌륭한 과학자가 되고싶다』고 밝힌다.
한편 경남과학고는 지난해 수학ㆍ과학 경시대회에서 이정훈군(18ㆍ현재 과기대1년)이 수학과목 최우수상을 차지한데 이어 올해 또 윤군이 수석의 영광을 안아 축제분위기다.
이번 경시대회에서는 윤군과 함께 김태진군(16ㆍ서울과학고2)ㆍ최정인양(17ㆍ서울과학고2) 등 2명이 각각 수학ㆍ화학에서 최우수상을 탄 것을 비롯해 금상 9명,은상 18명,동상 27명,장려상 33명 등 모두 90명이 입상했다.
시상식은 10월17일.<관계기사 17면><진주=허상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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