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넘게 대치 지속되는 중동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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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외국기자 너무많다”/이라크서 출국요청/미 병력 접경이동 공격력 강화/CIA 위성사진 24시간 판독
페르시아만사태 해결을 위해 미 소 정상들이 이번주말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기습정상회담」을 갖기로 함으로써 지금까지 소극적 동조자세로 일관해온 소련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라크당국의 서방국 부녀자ㆍ어린이들의 출국조치에 따라 미ㆍ영ㆍ프랑스ㆍ호주ㆍ일본 등 서방인질들이 속속 본국에 도착하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파견 미군병력 일부가 이라크국경지역으로 이동,이들에게 공격임무가 부여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측이 일고 있어 긴장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한 시사주간지는 만약 개전이 되면 미국도 2만∼3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엄청난 인명피해를 볼 것이라는 어두운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개전땐 2∼3만 사상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된 미군은 대 이라크 방어선을 보강하고 나아가 공격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쿠웨이트 국경을 향해 이동배치되기 시작했다고 미국관리들이 1일 말했다.
지금까지 미군은 국경 훨씬 남쪽에 위치하고 있었으나 병력들이 계속 증파돼 국경 가까이까지 배치될 것이라는 확신을 주고 있다고 이들 관리들은 말했다.
현재 페르시아만 지역에는 수십대의 군함을 포함,10만명 이상의 병력이 파견돼 있거나 이곳으로 이동중이라고 관리들은 말했다.
한편 군사전문가들은 이라크와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2만∼3만명의 미군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가 최신호에서 보도.
○비자발급 잠정중단
○…이라크당국은 2일 외국기자들에 대한 비자발급을 잠정중단키로 결정하고 지난달 27일부터 이라크에 들어와 취재중인 기자들에게 출국을 요청했다고 이라크정부의 한 관리가 밝혔다.
이 관리는 현재 바그다드에는 약 3백명에 이르는 외국기자들이 몰려있어 이같은 조치가 취해진 것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비자발급이 재개되더라도 기자들에게는 바그다드체류가 단 5일간만 허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주말 헬싱키에서 열릴 미 소 정상회담에 앞서 후세인 요르단 국왕이 모스크바를 방문,소련지도부와 중동사태에 관한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요르단 정부 소식통이 2일 발표.
후세인국왕의 모스크바 방문 일정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후세인 국왕은 이에 앞서 금주중 프랑스와 서독도 방문할 예정.
○…부시 미 대통령은 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인한 중동위기가 두달째로 접어들고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자신앞에 「시련의 시기」가 놓여있다고 고백.
부시대통령은 이날 교회예배에 참석한 뒤 자신은 핀란드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대좌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같이 고뇌를 피력.
부시대통령은 또 심각한 재정부담을 안고 있는 이집트에 대해 미국이 가지고 있는 70억달러의 채권을 탕감해줄 것을 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공개.
이같은 채무탕감은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이 아랍국에 대해 유엔의 대 이라크 경제제재에 찬성토록 하는 등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데 대한 미측의 호의로 제의된 것이다.
○대처­후세인 비방설전
○…대처 영국총리는 2일 이라크의 인질 억류행위를 거세게 비난,이번 사태가 끝나면 후세인은 뉘른베르크 전범재판과 같은 국제재판에 서게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이에 대해 이라크는 대처총리가 『정신적 균형을 잃었다』고 조롱하면서 그녀가 차기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악담으로 응수.
대처총리는 2일 방영된 ITV 프로그램에서 『만일 이들 인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우리는 뉘른베르크 재판과 같은 재판을 열어 야만적 행동을 한 사람들을 기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처총리는 후세인대통령을 『치마폭뒤에 숨은 야만적인 독재자』라고 묘사하고 그를 「패배자」라고 불렀으나 『나는 그가 미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가 계산속이 치밀하고 야만적이며,개인의 존엄성이나 권리 따위는 조금도 존중하지 않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의 INA통신은 이같은 대처 총리의 발언이 보도된후 『늙은 대처가 정신의 균형을 잃었다』고 논평하고 그녀가 후세인대통령을 전범재판에 회부하겠다고 말한 것은 『차기 총선을 위한 선거운동의 일환이지만 대처는 틀림없이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국비자 5천명 대기
○…이란 국경지역에는 이라크와 쿠웨이트에서 탈출하려는 외국인 5천여명이 입국비자를 기다리고 있다고 이란 관영 IRNA 통신이 2일 보도.
IRNA 통신은 이란 당국은 쿠웨이트와 이라크탈출 외국인 1만여명에게 이란을 경유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하면서 이란 주재 외국대사관들도 이들 외국인 피난민들을 돕고 있다고 소개.<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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