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토론방] 의제:본 의회는 북한의 핵 보유를 용납할 것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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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보유국인 인도에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을 선보이고 있다. [중앙포토]

◆ 찬성 "북한의 생존 전략"

- 김엘림 (휘경중 2)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해 핵보유국이 되었다. 세계가 북한의 핵실험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나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찬성한다.

첫째 이유는 핵을 가졌던 나라들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이다. 1세대로 핵보유국이 된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를 제외하고도 추가로 핵실험에 성공한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이 있고 이스라엘은 핵실험 한번 없이 핵보유국이 되었다. 그런데 어째서 북한의 핵만 이렇게 주목받는 것일까? 미국은 자신들의 우방국인 이스라엘과 북한에게 이중잣대를 들이밀며 북한의 핵실험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자신들도 지키지 않는 약속을 다른 나라에게 지키라고 압박을 넣다니 무슨 어불성설인가.

둘째, 이번 북핵 실험은 나름의 국방유지를 위한 핵실험이다. 미국은 현재 강력한 경제 제재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로서는 위협을 실행에 옮길 만한 2차 공격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핵을 실제로 사용할 리는 만무하다.

북한이 아무리 폐쇄적인 공산주의 국가라지만 자기 나라를 방어할 무기를 만들 주권 정도는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반대 "국제 질서 무너져"

-전종한 (휘경중 2)

핵폭탄은 "산자가 죽은자를 부러워한다"라고 할 정도로 잔혹한 무기이다. 하지만 현재 북한은 이러한 무기를 만든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 UN등 국제기구의 금융 압박과 경제적 압박 조치에 미사일 실험 발사등으로 여러 차례 대항해 왔으며 핵까지 보유한다면 국제 사회의 질서를 무시하고 북한 자신들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악용할 가능성이 크다. 핵무기는 서로 파멸만을 부를 뿐, 승패를 가릴 수 없다.

또 북한이 이러한 핵을 가지고 국제 사회를 상대로 도발적인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나라의 국가 안보에도 큰 위협이 되기도 하지만 주가 폭락 등으로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현재 미국이 북한에게 경제적 조치를 더 강하게 취하는 것으로 보아 북한이 도발적인 행위를 할 가능성이 더 크다.

북한은 한반도의 안위를 위해서라는 보기 좋은 말 뒤에 자신의 이득만을 취하려는 검은 속을 내비치고 있다. 북한이 국제 사회의 질서를 무시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더욱 강한 경제적 압박 조치를 취해서라도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하게 만들어야 한다.

◆ 총평

찬성글 논거 탄탄하지만 표현력 떨어져
반대글 자료 적절히 사용 … 전달력은 약해

김엘림 학생의 글은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논거가 무엇인지 쉽게 식별할 수 있고 ▶논거를 구성하는 주장, 이유.근거, 증거를 잘 갖추고 있다. 하지만 표현과 자료의 정확성이 필요하다. '핵 보유는 북한의 정당한 국방정책'이란 두 번째 논거에서 단순하게 "북한은 핵을 사용할 수는 없다"는 것보단 "공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방어용임을 강조)고 표현하는 게 명확하게 전달된다. 또 ▶이스라엘의 핵실험 여부(1979년 벨라 인시던트 참조), ▶핵 보유국들의 핵무기 증가 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한 자료를 인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핵 보유국'의 정의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이 명시한 5개국인지, 핵 보유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국가들인지, 핵 보유를 의심받고 있는 국가인지 밝혀줬으면 좋았겠다.

반대 의견을 말한 전종한 학생의 글은 ▶주의를 사로잡는 인용문을 사용해 시작했고 ▶핵무기의 파괴성 때문에 본질적으로 보유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첫째 논거에서 정확한 자료를 사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논거가 무엇인지 구분돼 있지 않아 글의 전달력이 약하다. 또 북한이 핵을 남용할 수 있다는 둘째 논거를 펼칠 때 근거.증거가 부족하다. 또 결론에서 해결책을 제시했는데 의제는 단지 용납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것이었으므로 이는 의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조슈아 박 한국토론협회장 광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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